이혼 후 양육비 안 준 ‘나쁜 아빠’ 첫 실형, 2심서 형량 2배로

1심 징역 3개월→2심 징역 6개월 선고

양육비해결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 2020년 11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이혼한 아내에게 약 1억원의 양육비를 주지 않아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나쁜 아빠’가 항소심에서 원심의 2배인 형량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 3부(재판장 최성배)는 21일 A(44)씨에 대한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원심은 그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4월 이혼했다. 그는 이혼 소송을 시작했던 2013년 4월부터 당시 2살이던 큰 아이에게 매월 40만원의 양육비를 아내에게 줬어야 했다. 같은 해 7월 둘째가 태어나 매월 지급해야 할 양육비는 80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A씨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2021년쯤 500만원 정도를 양육비 명목으로 전달한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A씨는 2022년 법원으로부터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그 후 1년 동안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 전 아내가 받지 못한 양육비는 약 1억원 정도다.

A씨가 양육비를 주지 않자, 이혼한 아내는 10년동안 포장마차를 운영하거나 공장에서 일하며 혼자 두 아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두 차례에 걸쳐 심장 수술을 받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된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1년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이 양육비 지급 이행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씨는 이 법률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억원에 달하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자녀들이 정신·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양육비 미지급에는 전 배우자에 대한 적대심도 있어 보이는데, 미성년 자녀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현실적인 변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