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로 울고 비틀비틀 걷는 고양이, ‘이것’ 발병 의심해야
고양이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는 45Hz에서 64,000Hz 사이로, 사람에 비해 약 4~5배 뛰어난 청력을 자랑한다. 이렇게 뛰어난 청각은 고양이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이기 때문에, 소리를 듣는 능력이 저하되는 ‘난청’이 찾아오면 고양이의 일상에 큰 불편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선천적·후천적 원인 작용하는 난청, 크게 울고 경계심 강해져
고양이의 난청은 선천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으로 구분된다. 태어날 때부터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선천적 난청은 △터키쉬 앙고라 △스코티쉬 △페르시안과 같이 흰색 털에 파란 눈을 가진 고양이들에게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유전적인 이유로 귀 내부 구조가 변형되고, 청각 신경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양쪽 눈의 색이 다른 오드아이 고양이는 파란 눈이 있는 방향의 귀에만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고양이의 난청은 후천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노화로 인해 고막의 신축성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청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스트레스나 지속적인 소음 노출로 인해 청력이 손실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귀에 발생한 종양이나 중이염 등의 질환이 난청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난청이 발생한 고양이는 평소보다 목소리를 크게 내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자기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면서 큰 소리를 내는 것이다. 또한 고양이가 소리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면 주변의 위협 요소를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경계심이 강해지고, 주변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관찰된다. 이외에도 △평형 감각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 △걸음걸이 이상 △평소보다도 더 잦은 주변 탐색 △귀를 자주 긁거나 머리를 자주 세차게 흔드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질환에 의한 난청인 경우에는 보호자가 직접적으로 귀의 이상을 관찰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중이염이 있는 경우에는 귀에서 고름 등의 삼출물이 분비되고, 종양이 있다면 귀 주변의 색이 변하기도 하기 때문. 따라서 평소 청력에 이상이 없던 고양이가 갑자기 이상 증상을 보인다면 고양이의 귀를 자세히 보고, 염증이나 비정상적인 분비물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후천적 난청이라면 적극 치료해야…청력 잃은 반려묘와 생활하려면?
선천적인 난청의 경우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만큼 청력 개선이 어렵다. 그러나 후천적인 난청이라면 가능한 한 빠르게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빠르게 치료할수록 청력의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노화로 인한 경우라면 청력 퇴화뿐만 아니라 시각, 후각, 미각 등 다른 감각 기능의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집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고, 노령묘에 맞는 처방 사료와 영양제를 급여하는 등으로 생활 환경을 개선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난청을 고치지 못하더라도 소리 대신 후각, 시각, 촉각 등 다른 자극을 사용해 고양이와 소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부를 때는 이름을 부르기보다는 땅바닥을 가볍게 쳐서 진동을 일으키거나, 음식 냄새를 이용하여 고양이의 주의를 끄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또한 고양이가 식사하는 공간에는 평소 불을 꺼 뒀다가 밥을 먹을 때에만 불을 켜는 등으로 불빛을 사용하여 신호를 보내는 것도 유용한 소통 방법이 될 수 있다.
만약 마당에서 고양이를 키우고 있거나 외부 산책을 종종 나가는 ‘산책 냥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외부의 위협 요소를 감지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난청을 가진 고양이는 가능한 집안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집안에서도 고양이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물건은 치우고, 고양이에게 남아 있는 다른 감각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즐거운 물놀이 후 가려운 귓속, “외이도염” 일수도… [카드뉴스]
- 갑자기 부풀어 오른 반려견의 배…‘위염전 증후군’ 의심해야
- 고양이 턱밑에 생긴 까만 깨…‘턱드름’ 관리는 어떻게 할까?
- "어지럼증 원인 다양해...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해야" [인터뷰]
- 귀 건강 망치는 생활습관 3가지
- 냄새 고약하고 잦은 방귀, 참아도 될까?
- ‘고단백 식단’, 정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 영양소, 생체리듬에 맞춰 섭취해야
-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뒤늦게 찾아온 통증,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
- 여성 탈모 늦추려면... 인터넷 정보보다 전문의의 진단으로 치료해야 ②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