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000억 몰린 ‘제3판교’ 땅… 알고보니 벌떼입찰에 당첨까지

백윤미 기자 2024. 6. 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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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성남에 공급된 1100억 여 원짜리 땅에 170명이 넘는 입찰자가 몰려 화제가 됐는데, 알고보니 이는 한 시행사에서 '벌떼 입찰'에 들어가 당첨까지 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진양건설이 100여 개 이름으로 '벌떼 입찰'에 들어간 이 땅 추첨에 필요한 입찰보증금은 DB금융투자가 유동화를 통해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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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건설, 금토지구에 임직원 100여명 입찰
DB금융투자, 입찰보증금 약 5000억원 유동화
진양건설 측 “확인 중” 밝힌 뒤 연락 닿지 않아

최근 경기 성남에 공급된 1100억 여 원짜리 땅에 170명이 넘는 입찰자가 몰려 화제가 됐는데, 알고보니 이는 한 시행사에서 ‘벌떼 입찰’에 들어가 당첨까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한 대형 금융사는 수천 억 상당의 입찰보증금 유동화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1일 분양한 경기 성남 수정구 금토동 27-3번지 땅 위치도. /LH 제공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행사 진양건설은 지난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경기 성남 수정구 금토동 27-3번지 땅 9747㎡ 추첨에서 자사와 공동 시행사 임·직원 등 100여명을 동원해 이른바 ‘벌떼 입찰’에 들어가 당첨됐다. 입찰 공고에 따르면 이 땅의 신청 자격은 ‘일반 실수요자’로, 법인 뿐만 아니라 개인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 점을 이용한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직하게 입찰에 참여한 사람은 뭐가 되나”라면서 “2024년에 아직도 버젓이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LH는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공동주택용지와 달리 자족시설용지의 경우 공공주택업무처리지침에 따라 따로 입찰자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다”면서 “누구나 입찰할 수 있다 보니 한 업체의 직원 명의로 입찰에 참여하는 것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땅은 오피스 또는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수 있는 곳으로 면적만 9747㎡(약 3000평)에 달한다. 건폐율 60%에 용적율 400%, 최고 층수는 12층까지 건축할 수 있다. 토지사용 가능시기는 내년 4월 30일부터다.

당초 공급금액이 1109억6960만원인 이 부지에는 총 179명이 입찰에 참가하면서 입찰보증금만 총 8950억원이 몰려 시행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건설업계 침체가 이어지는 와중 높은 경쟁률로 마감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양건설이 100여 개 이름으로 ‘벌떼 입찰’에 들어간 이 땅 추첨에 필요한 입찰보증금은 DB금융투자가 유동화를 통해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 입찰보증금인 신청예약금이 5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융통해준 것이다.

진양건설은 지식산업센터를 주로 개발하는 시행사다. 2018년 월 설립됐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 51억원, 영업이익 9억원의 중소 업체다. 최근 공격적인 부지 매입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황이 여의치 않은 와중에도 이 토지는 금융권에서 대출을 해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 땅이 성남 금토지구에 위치한 데다 강남과 가깝고, ‘제3판교’ 또는 ‘판교 제3테크노밸리’로 불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제3판교’는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일원에 58만3000㎡ 규모로 제1·2판교와 연계해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사업성이 있을 거라 판단해 자금을 융통해준 것이겠지만, 이런 일이 흔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진양건설 측은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기업 금융의 일환으로 거래 시행사에 단기 자금 조달 업무를 한 것”이라면서 “이 외에 따로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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