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탕쿠르 인종차별 발언, 손흥민 용서했지만 잉글랜드 FA 그냥 안 넘어간다

박효재 기자 2024. 6. 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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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아스톤빌라와의 EPL 경기 도중 손흥민과 벤탕쿠르가 득점이 나온 후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팀 동료 손흥민(토트넘)을 직접 언급하며 인종 차별성 발언을 한 로드리고 벤탕쿠르에 대해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손흥민은 직접 대화해 용서했다고 밝혔지만, 앞선 징계 사례와 FA의 인종차별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고려할 때 그냥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벤탕쿠르는 지난 5월 아르헨티나 매체 Ty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에 대해 “동양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은 즉시 국내외 축구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정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논란이 확산하자 벤탕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내 발언은 잘못된 농담이었고, 손흥민에게 상처를 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손흥민은 형제와 같은 존재이며, 그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이후 손흥민은 직접 벤탕쿠르를 만나 대화했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벤탕쿠르와 직접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하며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손흥민 SNS 캡처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을 진행하는 단체인 ‘킥 잇 아웃(Kick It Out)’이 벤탕쿠르의 해당 발언에 대한 항의를 접수하고 구단에 전달했다. FA 역시 이 발언을 검토 중이다.

FA는 인종차별 문제를 개인 간의 사안으로 끝내지 않고 공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베르나르두 실바는 친구이자 팀 동료인 벵자멩 멘디를 흑인을 연상시키는 과자 브랜드 캐릭터에 비유하며 농담을 했다가 한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멘디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지만 실바는 징계를 피해 가지 못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첼시의 존 테리가 퀸스 파크 레인저스의 안톤 퍼디난드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FA로부터 4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았다.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스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인종차별적 언사를 사용해 8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 외에도 FA는 인종차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왔다. FA는 2011년부터 인종차별 행위 신고를 독려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인종차별 방지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EPL 역시 인종차별 문제를 좌시하지 않고 있다. 리그 차원에서 ‘No Room for Racism’ 캠페인을 벌이며, 선수와 팬 모두에게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EPL은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하며, 구단과 협력하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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