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2’ 韓 애니메이터들, “배우처럼 연기하며 탄생한 캐릭터들”

“전편의 캐릭터를 가져가되 뻔하지 않고 유니크하게 그려내려고 스스로 연기도 많이 해봤죠. 애니메이터는 배우랑 비슷해요.”

국내 극장가에서 흥행몰이하고 있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제작에 참여한 픽사 소속 시니어 애니메이터 김혜숙 씨는 21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사이드 아웃 2’에는 100명이 넘는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했다. 이 중에는 김 씨와 같은 한국 출신 애니메이터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인사이드 아웃 2’의 또 다른 한국인 애니메이터 심현숙 씨도 참석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제작에 참여한 픽사 소속 시니어 애니메이터 김혜숙 씨는 21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심 씨는 “애니메이터로 일하다 보면 연기를 많이 하게 된다”며 김 씨의 말에 동의하며 맞장구를 쳤다.

‘인사이드 아웃’(2015)의 속편인 ‘인사이드 아웃 2’는 미국 소녀 라일리의 내면을 다양한 감정 캐릭터로 그려낸 작품이다. 사춘기의 방황을 겪으며 성장하는 라일리의 모습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큰 감동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작품은 전편에 등장한 감정 캐릭터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불안이’, ‘당황이’, ‘따분이’, ‘부럽이’ 등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다. 이는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복잡한 내면을 더욱 잘 반영하기 위해서다.

감정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라일리의 일상과 교차하면서 전개된다. 라일리는 아이스하키 합숙 훈련을 받으며, 선망하던 선배들의 그룹에 끼어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 씨는 전편에도 등장했던 다섯 감정 캐릭터를 그려내는 작업을 주로 맡았고, 심 씨는 라일리의 애니메이션 작업에도 참여했다.

심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감정 캐릭터로 초록색의 ‘까칠이’를 꼽았다. 그는 “매우 여성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라며 “연기할 때 손짓도 잘 나오고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씨는 ‘기쁨이’가 가장 좋았다며 “내가 우울하거나 소심해질 때일수록 웃음을 지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많이 해봤다”고 말했다. “‘기쁨이’의 특징이 무엇일까 열심히 공부하며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픽사에서도 ‘K-컬처’의 힘을 실감한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개봉한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작업에도 참여한 심 씨는 “픽사에서 오래 일한 동료가 캐릭터를 구상하다가 한국 드라마 주인공의 웃는 모습을 이야기하며 ‘우리도 그렇게 한번 해보자’고 한 적이 있다”며 “(미국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보편적으로 사랑받는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