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호날두라고?' 국대 케인, 골 넣고도 또 혹평 세례...레전드들 뿔났다 "이건 감독이 문제야!"
[OSEN=고성환 기자] 이 정도면 감독 잘못이 맞다. '캡틴' 해리 케인(31, 바이에른 뮌헨)이 골을 넣고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21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덴마크와 1-1로 비겼다.
승점 1점씩 나눠가진 잉글랜드와 덴마크. 잉글랜드는 승점 4점(1승 1무)으로 조 1위에 자리했고, 덴마크는 2점(2무)으로 2위에 위치했다. 양 팀 모두 최종전에서 16강 진출을 판가름할 수 있게 됐다. 잉글랜드는 슬로베니아, 덴마크는 세르비아와 맞대결이 남아있다.
이날 잉글랜드는 '우승 후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졸전을 펼쳤다. 케인을 필두로 필 포든,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 데클란 라이스 등 쟁쟁한 스타들로 화려한 라인업을 꾸렸지만,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잉글랜드는 전반 18분 선제골을 터트리긴 했다.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낸 워커가 그대로 쇄도해 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그대로 낮은 패스를 시도했다. 공은 굴절된 뒤 케인에게 향했고, 케인이 실수 없이 왼발로 밀어 넣어 득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덴마크에 밀려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중원 싸움에서부터 밀리다 보니 공을 내주고 수비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났다.
밀리던 잉글랜드는 전반 34분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34분 모르텐 휼만이 먼 거리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낮고 빠르게 날아간 공은 골대를 때린 뒤 골문 안으로 향했다.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는 공이었다.
후반전도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잉글랜드는 좀처럼 덴마크를 압도하지 못했고, 이따금 나온 기회도 아쉽게 놓쳤다. 결국 양 팀은 1-1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번에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준 잉글랜드. 앞서 세르비아와 1차전도 1-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내용 면에서 합격점을 주기엔 부족했다. 벨링엄의 한 방이 아니었다면 비기거나 패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도 덴마크전을 마친 뒤 "분명 우리가 기대했던 경기력은 아니었다. 우린 공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 나은 수준이 돼야 한다"라며 "이번 두 경기에서 우린 상대에게 더 많은 압박을 가해야 했다. 현재 우리는 원하는 대로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라고 인정했다.
부진이 이어지자 잉글랜드 내에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풀백이 원래 포지션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미드필더 배치,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필 포든 기용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케인을 잘못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긴 했지만, 존재감이 크진 않았다.
이날 케인은 후반 24분 올리 왓킨스와 교체되며 동료들보다 빠르게 경기를 마쳐야 했다. 경기 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는 에너지가 필요했다. 짧은 간격으로 두 경기를 치렀다. 활기찬 다리가 필요했고, 압박할 에너지가 필요했다. 케인은 지난 한 달간 90분밖에 뛰지 못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대선배들도 케인을 지적했다. 게리 리네커는 "케인은 전반에도 압박하지 않았다. 그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면 팀은 더 깊이 내려온다. 케인이 공을 받아도 슈팅할 수 없다. 이해가 안 될 뿐"이라며 활동량 부족을 지적했다.
리오 퍼디난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미치는 줄 알았다. 그에게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난 공격수가 활동량을 채우지 못하고 다른 선수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강도 높은 플레이를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앨런 시어러 역시 "난 나이가 들면서 주위 선수들과 보조를 맞춰야 했다. 골을 넣을 수도 있고, 헤더할 수도 있고, 박스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뒷공간 침투는 안 됐다. 지금 케인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결국에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케인 활용법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리네커는 "케인은 골을 넣고, 공간을 만두는 두 가지 역할을 잘해왔다. 그는 스리백에 맞서서 넓게 플레이해야 한다. 미드필더들이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퍼디난드는 케인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케인은 항상 그곳에 있고, 항상 박스 안에서 공이 떨어지길 기다린다. 자석 같다"라며 "그게 바로 사우스게이트의 문제다. 포르투갈의 호날두 같다. 그러면 공격수에게 모든 걸 끌어낼 수 없다. 격렬한 압박을 제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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