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탈락…제주도·도의회·민주당 '강온' 대응
APEC 정상회의 경주시 선정됐지만 분산개최 기대감
민주당 "개최지 선정 야합 의혹…제주 홀대 해명해야"
윤석열 정부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경북 경주시를 선정한 데 대해 오영훈 제주지사와 김경학 도의회 의장은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분산개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민주당 제주도당은 개최지 선정과정에서의 야합 의혹을 해명하고 제주 홀대를 사과해야 한다고 윤석열 정부에 촉구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21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탄소중립 정책과 최적의 정상회의 여건을 앞세워 APEC 유치에 나섰던 제주로서는 매우 아쉬운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오 지사는 개최지로 선정된 경주시에는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경쟁했던 제주와 경주, 인천을 비롯해 모든 지방정부는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주가 APEC이 추구하는 가치에 가장 부합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최선을 다해왔기에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2025 APEC 정상회의는 비공식고위관리회의를 비롯해 분야별 장관회의, 고위관리회의 등 200회 이상의 회의가 개최된다며 철저하게 준비된 제주에서 분산 개최가 이뤄지도록 요청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치열한 3파전 끝에 탈락한 인천시의 유정복 시장이 경주시가 공모지침을 위반했는데도 선정위원회가 묵과했다며 선정과정의 잘못된 점을 정확하게 알려 해소하고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력 반발한 것과 비교하면 오영훈 제주지사와 김경학 도의회 의장은 한층 부드러운 대응이다.
오 지사와 김 의장이 반발보다는 아쉬움 정도로 입장표명을 한 것은 김 의장의 언급처럼 분산 개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교부 2025 APEC 선정위원회는 장관회의 및 고위관리회의(SOM) 등 내년 APEC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한국에서 열릴 주요 회의를 개최도시로 선정되지 않은 인천과 제주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안도 건의할 것을 의결했다.
또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제주를 찾아 민생토론회를 열 것으로 보이는데 이 자리에서 오영훈 도정의 핵심 정책인 우주산업과 그린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이 발표될 수도 있다는 점이 감정을 억제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제주 제2공항 문제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놓고도 정부와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제주도당은 경주시를 2025 APEC 개최지로 선정한 것은 정치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윤석열 정부가 경주시장을 비롯해 경북, 부산, 울산 등 지역구 정치인 대부분이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을 고려해 개최지로 경주를 이미 내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들이 일찍부터 나돌았다는데 결과적으로 제 식구 감싸기 결정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태평양을 마주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최상의 풍광을 자랑하는 중문관광단지 등을 보유한 제주도는 각국 정상 간 허물없는 대화여건을 조성하기에 최적의 환경임을 인정받아 왔지만 경주시에서 개최할 경우 각국 정상들이 경북과 부산 등지를 오가야만 하는 불편과 경호상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특히 제주가 개최지로 선정되지 못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제주 홀대, 민주당 제주도정에 대한 의도적 배제에 기인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윤석열 정부는 APEC 개최지 선정 배경에 정치적 야합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제주를 홀대하는 국정으로 상처받은 도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의 오영훈 제주지사와 김경학 도의회 의장이 아쉽다는 입장표명으로 감정을 억제한 반면 민주당 제주도당은 정치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윤석열 정부를 향한 제주도정과 민주당의 강온 대처가 눈길을 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동성제자와 교제 여교사에 '발칵'…"원래 유명했다" 증언 쏟아져
- 고현정 갑질 논란 해명 "원없이 해봤으면 원통하지 않을 것"
- [인터뷰]"7년 갇혀있던 '바람이'…이젠 짝꿍도 생겼어요"
- 김여정, 오물풍선 또 시사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 생기는 것"
- 갓난아이를 화장실 변기에…아이 살해한 미혼모 구속기소
- 北, 어제 또 MDL 월경…지난 9일 이후 세 번째
- '안녕, 할부지'…푸바오는 떠났지만 영화로 다시 만난다
-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도로 감소…14.6% 줄어 150.9억弗
- '64만' 득표 자유통일당 "'스트롱라이트'로 100만 당원"
- '훈련병 사망사건' 구속심사, 부중대장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