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축구황제’ 호나우두의 깜짝 놀랄 근황…축구에 이어 이 종목에서도 ‘일 페노미노(천재)’

김기범 2024. 6. 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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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의 전설이자 스트라이커 9번의 표본으로 불리는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현하기 이전, 많은 축구팬들은 이 선수를 '축구 황제'로 칭송했다. 브라질 역대 최고 스트라이커 가운데 하나인 호나우두 루이스 나자리오 드 리마(48). 전성기 실력만큼은 메시, 호날두 부럽지 않았던 호나우두가 최근 새로운 스포츠에 입문해 그 분야에서도 타고난 천재성을 발휘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럽 최고의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는 패트릭 모라토글루는 지난 19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호나우두는 얼마나 테니스를 잘 치나'란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모라토글루 코치가 브라질의 축구 전설 호나우두와 테니스를 즐기는 모습이었는데, 연습 게임에서 호나우두는 모라토글루 코치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테니스를 잘 해서 눈길을 끌었다.

이미 선수 시절 말년에 살이 쪄 운동 선수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몸이 됐지만, 호나우두는 꽤 위력적인 포핸드 스트로크 공격으로 모라토글루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했다. 골문 앞에서 골 냄새를 맡으면 여지없이 킬러 본능을 발휘하는 호나우두 특유의 재능은 테니스에서도 십분 반영돼, 날카로운 포핸드 크로스 공격으로 모라토글루가 받을 수 없는 샷을 날렸다.



동영상에서 호나우두는 모라토글루로부터 몇 가지 기술적 조언을 들었고, 자신의 테니스 취미 생활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모라토글루: 선수 시절 당신은 어떻게 공을 그렇게 깨끗하게 찼나요. 비결이 있나요?
호나우두: 비결이요? 글쎄요. 제 동료인 호베르투 카를루스는 정말 킥을 잘 찼죠. 프리킥 기회에서 특히. 사실 저는 선수 시절 그처럼 강한 킥을 차는 유형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공에 회전을 주며 밀어 찼고, 드리블을 즐겼죠.
모라토글루: 정확성이 높았군요? 어떻게 그렇게 했어요?
호나우두: 열심히 연습했죠. 기술적인 연습을 많이 했어요. 항상 드리블하고 슛하고. 그게 제 강점이었어요. 사실 축구는 90분 내내 경기하지만 한 개인이 공을 갖는 시간은 1분 30초 정도에 불과해요. 따라서 굉장히 정확하게 플레이를 해야 하고, 공 소유권을 잃어버리지 않는 데 상당한 압박을 받습니다.

호나우두는 최근 축구가 진화했고, 요즘 선수들이 자신이 뛴 과거보다 뛰어나다는 걸 인정하는 말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는 현대 테니스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주제였다.
호나우두: 축구는 제가 뛰던 시절보다 더 나아졌어요. 더 좋은 잔디, 빨라진 경기 속도. 요즘 선수들은 과거보다 빠르고 체격이 좋아졌어요.
모라토글루: 테니스도 마찬가지 에요. 지난 15년 동안 피지컬 훈련과 물리치료 요법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키가 큰 선수들은 빠르게 뛰지 못했어요.
호나우두: 맞아요. 요즘 장신 선수들은 참 빠르게 뛸 수 있죠.
모라토글루: 하지만 호나우두, 당신은 선수 시절 훨씬 더 그들보다 빠르지 않았나요?
호나우두: 아주 아주 오래전 얘기죠.

선수 시절부터 축구 외에 수영과 골프 등 레저 스포츠를 즐긴 호나우두는 중년이 지나 테니스에 푹 빠져 있다. 모라토글루가 공개한 이 영상도 지난 3월 미국 마이애미 오픈을 직접 관람 온 호나우두를 섭외해 촬영한 것이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호나우두의 몸무게를 감안하면 정말 테니스를 잘 친다" "스트로크를 휘두를 때 무게중심을 잘 이동시키고, 백핸드 슬라이스는 아주 뛰어나다"라고 호평한 반면, "저렇게 치다가는 손목 다친다" "선수 시절 때처럼 또 무릎 부상당할 우려가 있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남기며, 여전히 식지 않은 호나우두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네딘 지단과 함께 활약하는 호나우두의 모습.

우리에게는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과 득점왕을 휩쓴 축구 전설로 익숙한 호나우두. 질풍 같은 드리블과 놀라운 골 결정력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데이비드 베컴 등과 함께 세계 축구를 지배했다.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고, 호나우두는 브라질 방송사의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 바야돌리드의 구단주를 역임했다. 2020년 바야돌리드 성적이 시원치 않자, 일부 팬들은 "호나우두 구단주는 테니스나 치러 다니며 구단에 소홀하다"며 맹비판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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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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