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여고생 학대해 숨지게 한 공범에 아동학대살해죄 적용
인천의 한 교회에서 함께 생활하던 여고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50대 여성 신도에 이어, 범행에 가담한 합창단장 등 공범 여성 2명도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숨진 여고생의 어머니인 50대 여성은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정희선)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인천 모 교회 합창단장 박모(52)씨와 단원 조모(41)씨 등 2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이들을 송치한 경찰의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보완 수사를 진행해 죄명을 변경했다.
검찰은 또 숨진 여고생 김모(17)양의 어머니(52)씨도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박씨와 조씨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인천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김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앞서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신도 김모(54)씨와 함께 교회 숙소에 김양을 감금하고 양발을 결박하는 등 학대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 3명에게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유기‧방임, 중감금, 상해 등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전면 재분석하고, 포털사이트 검색기록을 새로 압수수색 하는 등 다각도로 보완 수사를 진행했다”며 “수개월간 계속된 감금‧학대로 건강 상태가 위독해진 피해자를 병원에 보내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하게 결박하는 등 학대를 지속해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숨진 김양의 어머니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내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교회 신도로, 올 초 남편과 사별한 뒤 지난 2월쯤 구속기소 된 신도 김씨의 제안을 받고 세종시에서 함께 살던 김양을 인천에 있는 교회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김양은 지난달 15일 오후 8시쯤 인천시 남동구의 한 교회 숙소에서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신체 여러 곳에 멍이 든 상태였던 김양은 당시 두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결박된 흔적도 있었다.
신도 김씨 등 3명은 “(김양이) 평소 자해를 해 막으려고 했고, 학대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범죄에 상응하는 중형을 선고받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아동학대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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