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제재에 러-중 무역도 ‘빨간불’…송금 길 거의 막혔다

신기섭 기자 2024. 6.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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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 금융 기관의 해외 법인까지 제재 대상에 넣으면서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 대금 결제 수단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제재를 러시아 금융 기관들의 해외 법인까지 확대해 러시아의 국제 무역 관련 주요 은행인 브이티비(VTB) 은행의 중국 상하이 지점이 결제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각)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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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은행 국외지점도 제재대상…결제 제한 극대화
중국 중대형 은행들도 미 제재 우려에 거래 끊어
최근 중국 상하이 지점까지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러시아 브이티비 은행의 모스크바 소재 건물.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 금융 기관의 해외 법인까지 제재 대상에 넣으면서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 대금 결제 수단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가 일시적인 제재 회피 방법을 찾아냈지만, 안정적 장기 결제 수단 확보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제재를 러시아 금융 기관들의 해외 법인까지 확대해 러시아의 국제 무역 관련 주요 은행인 브이티비(VTB) 은행의 중국 상하이 지점이 결제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대금 결제가 극도로 제한받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러시아는 서방이 2022년 이후 주요 물품 수출입 금지 조처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중국과의 무역을 크게 늘려 왔다. 중국에 대한 원유 등 에너지 수출 확대는 물론 서방 제재로 구하지 못하는 기술 제품 수입도 중국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두 나라의 무역 규모는 2400억달러(약 333조6천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의 추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 국경 지역에 새로 은행 설립을 특별 허가했다. 이 은행들은 중국 은행에 비거주자용 계좌를 개설한 러시아 기업들의 거래를 위한 것이라고 금융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조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후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푸틴의) 방중 이후, 중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기업들에 비거주자용 계좌를 개설해주는 은행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거래를 하는 은행들은 대부분 소규모 은행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중국의 중대형 은행들은 어디도 러시아와 거래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제대로 인식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당분간은 작은 은행들을 통해 무역 대금 결제를 계속할 수 있지만, 미국의 2차 제재를 우려하면서 러시아와 거래를 꺼리는 은행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 결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가 가장 우려스러운 점이며, 이는 중국의 협력 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 미국 달러화를 확보할 수 없고, 이는 러시아 시장보다 훨씬 큰 국제 시장을 잃는 걸 뜻한다.

러시아 국립 고등경제대학의 예브게니 코간 교수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러시아와의 거래를 중단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러시아의 대중국 수입도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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