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남측 대북전단 살포에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 생길 것”
북한이 21일 남측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응해 오물이 담긴 대남풍선을 날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탈북민단체는 북쪽으로 전단 수십만장 등이 담긴 풍선을 띄웠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국경 부근에서 또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짝들이 널려졌다”라며 “논과 저수지 기슭, 과수밭에서 더러운 물건짝들이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보도를 통해 혐오스러운 탈북자쓰레기들은 삐라(대북전단)를 우리 국경 너머에로 날려 보낸 데 대해 숨기지 않았다”라며 “그 쓰레기들이 자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전날 오후 10시~자정 사이 경기 파주에서 북쪽으로 전단 30만장 등이 실린 풍선을 날려 보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렸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남측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으니, 예고한 대로 북한도 남측으로 오물 풍선을 날리겠다는 뜻이다.
앞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5월과 이달 초에도 대북전단을 날린 적이 있다. 북한은 이에 반발해 5월 28일∼6월 9일 4차례 걸쳐 남쪽으로 오물이 담긴 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남측에서 전단을 재차 살포하면 대남풍선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지난 9일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이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해 2시간 동안 송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당일 밤 발표한 담화에서 “새로운 대응”을 할 수 있다면서도 “(남측이)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할 때라는 전제를 달았다. 정부는 북한이 수위를 조절했다고 보고 이후 확성기 방송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의 반발 수위가 예상보다 낮았던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 관리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19일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북한을 떠난 만큼, 북한이 재차 오물 풍선을 살포하거나 보다 높은 수위의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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