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부담에 3분기도 전기요금 동결…한전은 ‘울상’

옥기원 기자 2024. 6. 2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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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동결된다.

고물가로 가계 부담이 커지자, 냉방 수요가 많은 여름철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분기 가정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뒤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속 동결한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여름철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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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Wh당 5원 유지…가스요금은 인상 가능
올 3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가 현재와 같은 1kWh당 5원으로 유지되면서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가전매장에 진열된 에어컨과 선풍기. 연합뉴스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동결된다. 고물가로 가계 부담이 커지자, 냉방 수요가 많은 여름철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강한 폭염이 예상되는 올여름 서민들의 냉방비 부담은 덜게 됐지만,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요금 인상이 절실했던 한국전력의 경영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지난 분기와 같은 1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등으로 구성되는데 요금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연료비 역시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외 수입 연료비 변동 상황을 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kWh당 ±5원 범위에서 적용된다. 이미 최대치인 5원이 적용 중인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1~2분기 가정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뒤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속 동결한 상태다. 대기업이 쓰는 산업용 전기요금도 지난해 11월 인상 뒤 더는 올리지 않았다.

요금 인상을 기대했던 한전 내부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에너지 원가 상승으로 지난 3년간 누적적자가 43조원에 달하는 까닭에 김동철 한전 사장은 올해 하반기 요금 인상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0조9천억원으로 해마다 이자비용만 4∼5조원에 달해 요금인상 없이 자구책만으로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부는 여름철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여름철 사용량이 적은 가스요금의 경우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현재 도시가스 요금은 원가의 80% 수준이다. 관계 부처 간 요금 인상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인데, 가스요금은 홀수 달마다 조정되므로 이르면 7월 인상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남호 산업통상부 2차관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스는 전기와 달리 (원가 이하로 공급되는) 역마진 구조를 탈피하지 못해 미수금(적자)이 쌓이고 있다”며 요금 인상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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