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수십억 배 초대형 블랙홀, 비밀은 강력한 자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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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스웨덴의 천문학자들이 태양보다 질량이 수십억 배 큰 '초대형 블랙홀'이 태어나는 과정을 알아냈다.
우주에서는 태양 질량보다 수천만~수십억 배 큰 초대형 블랙홀이 관측됐다.
고스키 교수는 "자기풍이 블랙홀 내부로의 물질 유입을 가속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다만 초대형 블랙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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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성장, 에딩턴 한계로 제한돼
ALMA로 외부 은하 중심 블랙홀서 자기풍 존재 확인
미국과 스웨덴의 천문학자들이 태양보다 질량이 수십억 배 큰 ‘초대형 블랙홀’이 태어나는 과정을 알아냈다. 우주에서는 초대형 블랙홀이 이미 여러 차례 발견됐다. 지금의 이론으로는 그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 천문학계에서는 초대형 블랙홀의 존재를 ‘미스터리’로 보고 있었다.
마크 고스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와 수잔 알토 스웨덴 찰스머대 교수 연구진은 21일 국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에 “블랙홀 주변에서 만들어지는 강한 자기풍이 물질을 꾸준히 유입시켜 블랙홀의 성장을 돕는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블랙홀은 별이 진화 과정 마지막에서 붕괴돼 만들어지는 천체다. 별의 중심핵이 붕괴되면서 밀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강한 중력을 갖는다. 처음에는 비교적 작은 크기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외부에서 물질을 끌어당기며 성장한다.
우주에서는 태양 질량보다 수천만~수십억 배 큰 초대형 블랙홀이 관측됐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초대형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블랙홀 주변에서 작용하는 힘이 평형을 이루는 ‘에딩턴 한계’로 블랙홀의 성장은 느려진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지만, 내부에서는 물질이 뿜어져 나오는 ‘제트’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에딩턴 한계에 따르면 블랙홀은 100만년 동안 질량이 2%만 늘어날 수 있다. 이 정도 성장 속도로는 빅뱅이 시작된 직후 태양 질량의 100배를 넘는 블랙홀이 만들어져야만 현재 태양 질량 수십억 배 수준의 블랙홀이 만들어진다. 지금의 이론으로는 우주 곳곳에서 발견되는 초대형 블랙홀의 존재를 설명할 수가 없다.
연구진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해발 고도 5000m에 있는 전파망원경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ALMA)로 은하 ‘ESO320-G030′을 관측했다. 이 은하는 지구가 있는 우리 은하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별을 만드는 활동적인 은하로 알려져 있다.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도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연구진은 적외선 파장을 관측해 은하 내부 가스인 시안화수소(HCN)의 분포를 추적했다. 그 결과, 은하 중심의 블랙홀 주변에서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먼지와 가스의 흐름을 포착했다. 입자가 마치 자석처럼 전하를 갖고 흐르는 ‘자기풍’이 블랙홀 주변에서 불던 것이다.
알토 교수는 “초대형 블랙홀이 만들어지려면 제트방출과 중력 외에 또다른 힘이 존재해야 한다”며 “자기풍이 블랙홀의 성장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기풍에 따른 블랙홀의 성장 과정을 배수구에 비유했다. 물이 배수구 주변에서 회오리를 일으키면서 더 빠르게 빨려들어가듯 블랙홀에서도 자기풍으로 물질이 더 쉽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고스키 교수는 “별이 성장할 때도 초기에는 자기풍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초대형 블랙홀에서도 비슷하지만 훨씬 더 거대한 현상이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다른 은하로 확장해 초대형 블랙홀 형성의 비밀을 풀어낸다는 계획이다. 자기풍이 ESO320-G030 은하 이외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그간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초대형 블랙홀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고스키 교수는 “자기풍이 블랙홀 내부로의 물질 유입을 가속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다만 초대형 블랙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Astronomy and Astrophysics(2024), DOI: https://doi.org/10.1051/0004-6361/202348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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