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급등세에 ‘ESG 펀드’ 투자는 순유출…기업 관심도 크게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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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연간 4000억달러를 웃돌았던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펀드 자금유입액이 이후 급감 추세를 보이더니 올해 들어서는 급기야 순유출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에 전 세계에 신설된 ESG 펀드도 급감하는 등 ESG 펀드 투자액이 둔화하고 기업들의 관심도 크게 감소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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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연간 4000억달러를 웃돌았던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펀드 자금유입액이 이후 급감 추세를 보이더니 올해 들어서는 급기야 순유출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에 전 세계에 신설된 ESG 펀드도 급감하는 등 ESG 펀드 투자액이 둔화하고 기업들의 관심도 크게 감소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관련 대형기술주 중심의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ESG 종목 투자수익률의 상대적 부진, ESG 정책에 대한 정치적 거부감과 피로감 확대 등이 겹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국제금융센터가 낸 ‘최근 ESG 펀드 투자 둔화 배경 및 전망’ 자료를 보면, 글로벌시장 펀드자금 유출입 데이터 통계 제공업체인 EPFR(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 집계 결과 지난 5월 기준으로 글로벌 펀드 자금은 전체적으로 올해 5080억달러 증가했으나, 이 중에 ESG 펀드는 -102억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ESG 펀드 중에 채권펀드자금은 유입액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특히 주식펀드에서 순유출이 발생했다. 월간으로 ESG 주식펀드 순유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44.4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유출액이 확대돼 지난 4월 -129.5억달러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ESG 채권 공급이 2022년 이후 정체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자금 유출이 시작됐고 유럽에서도 최근 자금 유입액이 둔화하고 있다. 펀드 유입액이 둔화하면서 신설되는 ESG 펀드 숫자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에 전세계적으로 신설된 ESG 펀드는 97개로, ESG 투자가 시작된 이래 가장 작았다.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ESG 펀드 신규 설정이 감소했는데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1분기 중에 역대 가장 적은 2개 펀드만 신설됐다.
ESG 펀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ESG 투자수익률 하락과 ESG에 반대하는 정치적 압력의 증가 등이 꼽힌다. 보고서는 “엔비디아 등 AI 관련 소수 대형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ESG 관련 종목들의 투자수익률은 부진한 모습이다. 또 투자는 초기 설립비용이 높은 편이라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데 최근 거시 정치경제 환경은 ESG 투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SG 관련 종목들의 수익률이 지난해부터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투자매력도가 반감되고 있는데, S&P 글로벌 클린에너지지수는 지난해 -21%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9%를 기록중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중동지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방산 관련 기업들의 투자 수익성이 약진하면서 상대적으로 ESG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S&P500에 상장된 기업을 보면, 2021년 4분기에 154개 기업이 ESG에 대한 관심을 언급한 이후 그 숫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 발표 때는 ESG를 언급한 기업이 29곳에 그쳤다. 기업들이 최근 들어 ESG보다는 다른 거시적 요소들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인 셈이다. 여기에, 미국 민주당 및 유럽 중도파가 주도해온 ESG 정책에 대한 거부감과 피로감이 확대되면서 미 공화당은 ESG 반대 소송을 제기하거나 ESG 관련 투자 철회 등을 통해 에너지 전환이 지연되도록 압박하고 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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