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차관 출신 與 김기웅 "北, 우크라전쟁에 첨단 공격 부대 투입 가능성도 열려"
"한반도 긴장지수, 연평도 포격 8이면 지금은 7"
"북러 조약은 수위 높지만 지켜볼 여지 있어"
"北, 우크라戰 더 노골적, 적극적 개입 가능성"
"오물 풍선은 '남남 갈등' 유도하려는 시도"
한반도 주변 상황이 심상치 않다. 반환점을 채 돌지 않은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시험대는 한반도 주변 위기관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오물 풍선 살포에 북러 간 군사적 밀착까지 위기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남북의 긴장 수준을 10을 최대로 하면 과거 연평도 포격 때나 목함지뢰 도발 때가 8, 9였고 지금은 7 정도"라면서 "분명한 건 긴장이 계속되고 점증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 통일부 관료로 공직에 입문해 30년간 숱한 북한 문제를 최전선에서 다룬 '대북통' 김 의원은 지난 22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는 사실상 자동개입 수준의 군사동맹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북러 간 조약에 대해 "군사 협력 관계가 상당 부분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켜볼 만한 여지가 계속 있다"고 평가했다.
-북러 간 군사협력이 사실상 냉전시대 때로 회귀했다는 평가다.
"'전쟁 발발 시 자동개입' 조항이 사실상 부활했다. 조약 전문을 보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수위가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는 북한의 강한 요구를 러시아가 마다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엔헌장 제51조'와 '북한·러시아 국내법' 등 조건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향후 양국 간 움직임을 더 지켜봐야 할 여지가 남아 있다."
-북러 간 입장차가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조약 서명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용한 표현에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동맹'을 강조하며 '사소한 해석상 차이도 없을 것'이라고 굳이 덧붙였다. 불안감의 표현일 수 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동맹'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 북러 모두 상호 노골적 지원을 주고받는 상황에 대해 자위권 등 개념을 들어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근거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 다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유사시 너무 깊숙이 한반도 상황에 개입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노골적인 북한의 개입이 예상된다.
"당장 정확한 예측을 하긴 어렵다. 다만 협정서에 '지체 없이'라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북한이 보란 듯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 북한군 참전이 이뤄질 경우 '원조'라는 표현의 해석 범위가 넓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포탄 지원 등 물자 지원에서 그치지 않고, 첨단 공격 부대가 투입될 가능성도 열어 놨다는 얘기다."
-북러 조약 체결 이후 동북아 상황은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는가.
"당장 중국이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과 군사적 협력 측면에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동북아에서 진영 대결 구도의 심화가 예상된다."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석하나.
"제가 2015년 남북회담본부장을 지낼 당시 북측 실무자가 '확성기만 꺼주면 남측이 원하는 건 뭐든 하겠다'고 읍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북한은 외부 정보 유입에 그만큼 예민하다는 얘기다. 대북전단도 체제를 흔들 수 있는 외부 정보 전달 경로다. 대북전단을 '오물'과 동일시하며, 비판적 민간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북전단에 항의하는 절박함이 묻어 있다고 보면 된다. 최근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 등의 소식을 들으면, 과거처럼 효과적인 내부 통제에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선언 이후 긴장상황이 고조되고 있다.
"이제 무력이 아닌 평화 통일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체제 유지에 위협 요인을 배제하고 완전히 '2개의 국가'로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계산을 김 위원장이 한 것이다. 이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선대의 '원 코리아' 대남 정책을 지우고, '김정은표' 대남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통일부의 위상이 흔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은 당사자인 대한민국이 분명한 의지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독일 통일을 이룬 콜 총리는 회고록에서 '신이 우리 곁을 지나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고, 나는 뛰어올라 그의 옷자락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도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북한의 영구 분단 시도를 용납한다면 이는 헌법 정신에 반하는 것이고 민족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박선윤 인턴 기자 bsy56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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