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터 150명 투입…'인사이드 아웃3' 나온다면?" 픽사 스태프가 직접 답하다[종합]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9년 만에 돌아온 '인사이드 아웃2'는 어떻게 또 한번 관객들의 마음에 닿게 됐을까?
21일 '인사이드 아웃2'에 참여한 픽사의 시니어 애니메이터 김혜숙과 애니메이터 심현숙은 온라인으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작품의 제작 과정과 시즌 3 가능성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사이드 아웃 2'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다.
심현숙 애니메이터는 본인의 역할에 대해 "인형을 만드는 분이 있고 세트를 만드는 사람이 있는데 애니메이터는 인형을 움직이는 역할이다. 샷이 주어지면 안에 주어진 캐릭터를 담당해서 움직이게 하는 역할인데 '인사이드 아웃2'에서 난 기본 감정들과 인간 캐릭터의 움직임을 맡았다"라고 역할을 설명했다.
김혜숙 시니어 애니케이터는 감정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며 "사람 캐릭터는 전에 작업해 볼 기회가 감정 캐릭터를 더 많이 작업해보고 싶고 슈퍼바이저에게 요구했다.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1편의 마지막 부분과 2편의 시작이 어떻게 이어지고 등장할지 그분에서 많은 역할을 맡았다"라고 말했다.
심현숙은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로는 까칠이를 뽑으며 "어떤 캐릭터는 행동하는 게 어색하고 힘든데 까칠이는 여성스러운 손짓이 있어서 잘 나오고 일하면서 재밌기도 하다. 그래서 애착이 갔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는 소심이라며 "눈썹도 따로 움직이고 손도 굉장히 많이 늘어나서 모델 잘 잡기가 굉장히 힘든 캐릭터였다. 슬픔이는 동그랗고 그 안에서 움직임도 굉장히 소심하고 조그맣게 움직이는데 소심이는 동작이 크고 늘어나는 게 많아서 그걸 잡기가 힘들었다"라고 답했다.
'인사이드 아웃2'는 지난해 흥행작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바비’의 기록을 넘는 14억 달러 이상의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이 예측된다. 국내에서도 10일 만에 263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흥행 돌풍의 원인에 대해 심현숙 애니메이터는 "'인사이드 아웃'이 굉장히 사랑을 많이 받았다. 영화 자체를 좋게 봤기 때문에 그걸 기억하면서 자란 분이 돌아오게 되고 새로운 청소년들을 기르고 있는 부모들도 아이들을 통해 감정이 변화되는 걸 본다. 첫 영화의 성공과 변화된 감정의 기대감이 흥행 원인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김혜숙 역시 관객층이 넓은 것을 흥행 원인으로 뽑으며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길 수 있는 유머가 있고 청소년분들은 자기 생각이 표현돼 있다. 어떤 댓글에서는 어른들은 청소년 때 생각이 나서 이불킥을 한다고 하더라. 공감대를 이끌어내려고 작업하면서 스토리 면에서 많은 시도를 했는데 그게 통해서 많은 공감이 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심현숙 애니메이터는 이러한 흥행을 픽사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든 작품이 해외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반응에 대해 다 알고 있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특히 '엘리멘탈' 흥행은 한국계 감독님이시고 만들면서 한국 정서나 문화가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반응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굉장히 흐뭇해하셨다'라고 전했다.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는 '인사이드 아웃'의 한국 흥행 추이 역시 픽사 내부에 공유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하며 "저번 주말 예매 수가 높더라. 나라별로 예매량을 이메일로 공유하는데 한국에서 굉장히 잘 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더라. '엘리멘탈' 당시에는 회사 기둥 여기저기 한국말 포스터가 붙어있어서 뿌듯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인사이드 아웃2'에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라일리의 머릿속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특히 극 중 불안이의 감정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안기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불안이를 작업할 때의 감상을 묻자 심현숙은 "내 주감정도 불안이다. 감독님께 일한 샷을 보여드리고 전체 애니메이터들이 모인 자리에서 비평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을 시작하기 전에는 불안해서 앉지도 못하기도 한다"라며 "영화에서도 말하듯이 불안이 꼭 나쁜 감정만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준비를 하게 되는 그런 불안의 감정을 가진 적이 있다"라고 공감했다.
김혜숙은 불안이 어른들의 번아웃과 닮아있다는 말에 대해 본인을 이 자리에 놓아준 것 역시 비슷한 감정이라고 답했다. 김혜숙은 "한국에서 '뽀로로' 작업도 했고 '미니특공대' 작업도 했다. 그랬다가 번아웃도 오고 내가 원하는 게 이게 맞을지 생각도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러다가 네이버 메인에 뜬 캐나다 호수 사진을 보고 몇 달 여행 다니면서 쉬다 보니까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내가 더 잘하고 할 수 있는 직업은 이거라는 생각에 이 일을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이드 아웃2'에는 픽사 영화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많은 애니메이터가 투입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는 "보통 60~70명으로 마무리하는데 '인사이드 아웃2'에는 내가 알기로는 150명이 넘었던 것 같다"라며 "스토리, 퀄리티 면에서 협약을 많이 해서 진행을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게 됐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호평 속 상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시즌 3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픽사 내부의 이야기가 있는지, 시즌1과 2 사이 간격인 9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묻자 심혜숙 애니메이터는 "우리도 알고 싶다. 아직까지 3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라면서도 "나온다면 9년까지 결릴지 않을 것 같긴 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시즌이) 장기화된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스토리가 탄탄하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풀어가는 다음 이야기도 성공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 역시 "내가 생각하는 픽사는 이게 잘 됐으니까 이걸로 3편 4편을 한다기보다 다음 시즌에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또 장기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공감했다.
새롭게 추가해보고 싶은 감정에 대해서 심현숙 애니메이터는 "감독님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시즌3가 나온다면 취업하고 사회로 나아가는 시기일 것 같다. 감정의 변화가 큰 시기를 해야 하니까. 그래서 나는 참을성, 인내 이런 감정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는 "공감이라고 하고 싶다. 요즘 시기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할 줄 아는 건 기술밖에 없는데 표현에 한계도 느끼고 너무 다른 문화여서 외롭고 힘든 부분도 많았다. 그때 한두 명씩 공감을 해주는 것에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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