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태권도장 운영하는 한인 가족, 성폭행 위기 10대 구출해 화제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한인 가족이 성폭행 위기에서 10대 소녀를 구해 현지에서 화제다.
휴스턴 외곽에서 ‘용인 태권도’를 운영하는 관장 안한주씨(59)와 그 가족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태권도장 인근 상점에서 여성 점원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을 제압해 여성을 구조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텍사스 현지 언론 등이 전했다.
성폭행 당할 뻔했던 여성은 17세였다. 가해자 알렉스 로빈슨은 여성을 불법 감금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WP에 따르면 안씨의 첫째 아들은 그날 태권도장 안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던 중 비명 소리가 들리자 아버지가 즉각 도장을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안씨는 비명 소리가 들린 핸드폰 가게로 들어가 젊은 남성이 여성의 입을 막고 추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안씨는 즉각 상대를 제압하려 움직였고, 안씨의 막내 아들은 용의자의 탈출에 대비해 가게 문을 잠갔다. 안씨의 아내와 딸은 피해자를 태권도장으로 안내했다.
텍사스 휴스턴 일대 치안을 책임지는 해리스 카운티 보안관 에드 곤살레스는 지난 19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한 그룹의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범죄 피해자를 구하러 돌진했다”며 안씨 가족의 활약상을 전했다.
곤살레스 보안관은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태권도 사범들이 가해 남성을 바닥에 누르고 있었다”며 “조사 결과, 태권도 사범들이 피해 여성을 가해자로부터 떼어냈을 때 이 남성이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이 사범들은 평소 훈련한 기술을 활용해 그를 제압하고 붙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게시글에는 “브라보” “영웅들이 늘 망토를 두르는 것은 아니다” 등 댓글이 달렸다.
안 관장은 1994년 미국으로 이주해 휴스턴에 터를 잡고 태권도를 전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태권도 8단, 합기도 6단이며 과거 한국군에서 복무한 적이 있다. 나머지 가족도 4단으로, 온 가족이 검은띠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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