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사과하는 자세냐” 국민적 공분 기름 부은 ‘치킨집 갑질’ 공무원들이 또…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치킨집 갑질'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대구 중구청 소속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행위로 구청 감사가 진행되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사과하겠다며 해당 치킨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사과 과정에서 팔짱을 끼는 등 부적절한 태도로 빈축을 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20일 '대구 중구청의 거짓된 사과'라는 제하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 A씨는 "치킨집에 행패 난동 갑질 협박한 대구 중구청 X들이 다시 찾아가 사과했다는 장면"이라며 관련 언론 보도를 캡처한 사진 2장을 첨부했다.

공개된 사진은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이 갑질 피해를 입은 치킨집에 찾아와 사과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CCTV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CCTV를 공개한 KBS는 갑질 논란의 당사자들이 지난 18일 치킨집을 찾아와 피해자에게 사과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공개된 CCTV 장면을 보면, 남성 3명 중 한 명은 팔짱을 끼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허리에 손을 올리는 등 사과를 하기엔 다소 부적절한 태도를 취했다. 또 다른 한 명은 정자세로 서 있다. A씨는 "저게 사과하는 자세냐. 내가 46년 살면서 저런 자세로 사과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갑질 공무원들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저건 사과하는 자세가 아니라 싸우자는 자세"라면서 "팔짱을 끼고 옆구리에 손을 올리고 사과하는 사람 본 적이 있느냐.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다른 유저들도 대체로 A씨 의견에 동조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게 사과하는 거냐", "일을 크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사과를 가장한 협박이다", "설명 없었으면 행패 부리는 줄 알았겠다", "허리에 손은 마지막 자존심이냐" 등의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지난 13일 자영업자 온라인 동호회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업주가 대구 중구청 직원의 '갑질'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었다. 피해 업주는 지난 7일 치킨집에 방문한 4명의 손님 중 한 명이 가게 바닥에 일부러 맥주를 붓고 업주의 아내에게 폭언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 중엔 중구청 직원이 포함돼 있었고 이들 일행이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업주는 "맥주를 바닥에 일부러 붓고 아내에게 2명이 욕설과 협박을 하는 장면을 보니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저 자신이 너무 초라했고 아내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힘들다"고 울분을 토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구 중구청은 진상조사에 나서 손님 4명 모두 구청 직원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류규하 구청장은 "물의를 일으킨 직원의 맥주 사건과 관련해 업체 사장님과 주민 여러분, 이번 사건을 접하신 많은 분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중구는 현재 이들 공무원 4명에 대한 개별 대면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 결과가 나오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일탈의 경중에 따라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처분 등이 내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