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종'에 대한 경의…한승태 '어떤 동사의 멸종'

조수원 기자 2024. 6. 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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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다는 직업들의 '고통 욕망 색깔 냄새 맛'을 기록했다."

59회 한국출판문화상(교양 부문)을 수상한 작가 한승태이 신작 '어떤 동사의 멸종'은 '기술의 발달로 머지않아 대체될(사라질) 직업' 가운데 그 확률이 높은 네 직업의 어쩌면 마지막일 모습을 담았다.

작가는 이들 직업을 두루 겪으며 그 풍경의 안과 밖을, 그 가운데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세세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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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사의 멸종(사진=시대의창 체공).2024.06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사라진다는 직업들의 ‘고통 욕망 색깔 냄새 맛’을 기록했다."

59회 한국출판문화상(교양 부문)을 수상한 작가 한승태이 신작 '어떤 동사의 멸종'은 ‘기술의 발달로 머지않아 대체될(사라질) 직업’ 가운데 그 확률이 높은 네 직업의 어쩌면 마지막일 모습을 담았다. 한승태는 첫 책 '퀴닝'(‘인간의 조건’ 개정판)으로 주목을 받고, 두 번째 책 '고기로 태어나서'로 출판문화상을 탔다.

작가가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며 기록한 네 직업은 ‘콜센터 상담, 택배 상하차, 뷔페식당 주방, 빌딩 청소’다. 책 제목과 연관 지어 ‘동사’로 표현한다면 각각 ‘전화하다, 운반하다, 요리하다, 청소하다’이다. 작가는 이들 직업을 두루 겪으며 그 풍경의 안과 밖을, 그 가운데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세세하게 표현했다.

작가는 자신의 직업조차 머지않아 AI에 대체될 것이라고 판정 받은 ‘작가’로서 “대규모 단종이 예고된 ‘인간의 노동’이라는 카메라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는 비망록을 남겼다.

"우리 모두는 그 풍경 속의 당사자이거나 관찰자다. 어느 쪽이건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이다."

‘직업-동사’를 미화하지 않고 어둡고 무거운 풍경을 익살스럽고 유쾌하면서도 쓴맛을 다시게 만드는 작가 특유의 문체로 들려준다.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은 생계 수단이 사라지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그 직업, 곧 “노동을 통해 성장하고 완성되어 가던 특정한 종류의 인간 역시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이자 그 직업에 속한 인간종(種)에게 작가가 표하는 ‘경의’이기도 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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