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SK본사 빌딩에서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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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퇴거 여부를 두고 SK이노베이션과 소송전을 벌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인도 등 청구소송에서 21일 "나비는 미술관을 인도하고, 계약이 해지된 2019년 10월 이후 발생한 관리비 및 전차료 상당의 손해배상금 10억4,56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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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퇴거 여부를 두고 SK이노베이션과 소송전을 벌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이 사건이 이혼 소송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아트센터 측 주장을 물리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인도 등 청구소송에서 21일 "나비는 미술관을 인도하고, 계약이 해지된 2019년 10월 이후 발생한 관리비 및 전차료 상당의 손해배상금 10억4,56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 측은 피고와 체결한 전대차계약에 따라 2019년 3월 서면으로 같은 해 9월을 해지일로 하는 적법한 계약 해지 통보를 했으므로 피고는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측이 미납된 관리유지비와 전차료 등을 이유로 청구한 금액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4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노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모친이 1997년 6월 사망한 후 그가 운영하던 SK그룹 산하 워커힐 미술관 관장을 맡은 후 2000년 12월부터 명칭을 아트센터 나비로 바꿔 운영해왔다. 그러다 건물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과 이혼소송 항소심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인도소송을 제기한 점을 들어 "계약 취지에 맞지 않는 원고의 배임행위"라고 반발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이 발단이 된 분쟁이라 이번 소송은 이혼소송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특수성이 있어 이혼소송 결과가 확정된 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노 관장 측 주장을 모두 물리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소송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전대차계약에 따른 해지 통보와 부동산 인도 청구이므로, 이것이 계약위반이라거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고 다른 소송(이혼소송)의 결과를 기다려야 할 특수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서린빌딩 전대차계약은 SK그룹의 문화경영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것이기 때문에, 목적에서 벗어나는 활동을 하지 않는 한 일방적으로 해지될 수는 없는 것'이라는 항변에 대해선 "그러한 내용이 이번 전대차계약의 당연한 전제가 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노 관장 측은 즉각 반발했다. 노 관장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는 선고 직후 "25년 전 최 회장의 요청으로 이전한 미술관인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소 여부는 생각해 볼 예정이고, 이 무더위에 갈 데가 정해지지 않아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판결은 아트센터 나비가 수년간 미술관 고유의 전시활동이 별로 없었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트센터 나비는 이미 다른 곳에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120억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의 여유도 있어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선고한 재판부는 '위자료 20억 원' 선고의 이유로 '최 회장이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는 재단 설립을 지원해줬지만, 노 관장은 퇴거 소송 중이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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