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신체 몰카 100장 ‘찰칵’ 의대생, 황당한 법정진술…“기피 전공 선택해 속죄”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자신이 교제했던 여성들 및 데이팅 앱 등을 통해 만난 여성 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소재의 한 의과대학 소속 남학생이 법정에서 "의대생들이 기피하는 전공을 선택해 속죄하고 싶다"는 취지의 다소 황당한 진술을 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다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의대 본과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 A씨는 지난 2022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얼굴이 나온 신체 사진을 촬영하고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불법 촬영 피해 여성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불법촬영을 한 사실은 여자친구인 B씨가 A씨의 휴대전화에서 100여장이 훌쩍 넘는 다른 여성들의 사진을 발견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피해 여성들은 A씨가 과거 교제했던 여자친구 혹은 데이팅앱 등을 통해 만난 여성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피해자 중 한 여성이 경찰서에 신고했고, A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현재 재판 중이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피해자가 2명으로 특정돼 있지만, A씨의 핸드폰에 저장된 여성만 최소 4명 이상이라고 피해 여성들은 주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공판에서 A씨는 자신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며, 촬영했던 사진들은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다.

가해자 A씨는 법정에서 "(당시 일로) 휴학을 하는 게 (나한테도)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상당한 손해였던 상황"이라며 "의사들이 기피하는 전공인 응급의학과를 선택해 지금의 잘못을 속죄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휴학 중인 A씨는 현재 대체복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피해자 측은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일부 피해 여성은 자살충동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