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told] 디펜딩 챔피언을 압도했다...스페인, 스스로 증명한 '무적함대'의 위엄
[포포투=한유철]
빅 매치였지만, 힘의 차이가 느껴졌다.
스페인은 2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겐젤키르헨에 위치한 펠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24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이탈리아에 1-0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2승(승점 6점)으로 1위를 유지했고 이탈리아는 1승 1패(승점 3점)를 기록하며 2위를 유지했다.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윌리암스, 모라타, 야말, 루이스, 로드리, 페드리, 쿠쿠렐라, 라포르트, 르노르망, 카르바할이 선발로 나왔고 시몬이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이탈리아 역시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펠레그리니, 스카마카, 키에사, 바렐라, 조르지뉴, 프라테시, 디마르코, 칼라피오리, 바스토니, 디 로렌조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B조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매치업이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는 팀이며 이탈리아는 지난 대회에서 최정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1차전 결과를 놓고 봤을 땐, 스페인의 근소 우위가 예상됐다. 스페인은 '다크 호스'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3-0 완승을 거뒀다. 우려스러웠던 결정력은 문제가 없었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경기를 순조롭게 진행했다. 이탈리아는 알바니아를 상대로 2-1 신승을 거뒀다. 전반 시작과 함께 일격을 맞으며 위기를 초래했지만, 디펜딩 챔피언다운 위용을 떨치며 역전승을 기록했다.
기대를 모았던 경기. 하지만 막상 경기에 돌입하니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스페인이 이탈리아를 압도한 것. 수치를 먼저 보자면, 스페인은 이 경기에서 58%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패스 성공률도 90%에 육박했다. 90분 동안 시도한 슈팅은 무려 20회에 달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 패스 횟수에서 모두 밀렸고 90분 동안 유효 슈팅을 단 1회 시도하는 데 그쳤다.
말 그대로 스페인이 완전히 지배한 경기였다. 중원을 구축한 로드리와 파비안 루이스, 페드리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통해 중원을 지배했다. 이탈리아는 조르지뉴와 니콜로 바렐라, 다비데 프라테시로 중원을 구축해 맞불을 놓았지만, 스페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좀처럼 주도권을 쥐지 못했고, 스페인에 볼 점유 시간을 내주다보니 자연스레 경기의 흐름도 가져오지 못했다.
수비적인 방식도 문제가 있었다. 스페인의 가장 큰 단점은 확실한 골잡이가 없다는 것. 이탈리아는 이를 공략하기 위해 다소 내려앉는 수비를 했고, 스페인 선수들을 박스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이는 잘못된 방식이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의 수비적인 움직임을 간파하며 박스 안으로의 돌파를 자주 시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간이 나올 때마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상대의 골문을 위협했다. 스페인의 중거리 슈팅 빈도가 늘어나면서 이탈리아의 수비는 붕괴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이탈리아 수비의 움직임은 많아졌고 스페인은 이를 통해 상대의 실수를 유발했다.
이탈리아의 공격 역시 마음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이탈리아 공격의 '핵심'인 페데리코 키에사. 그러나 이 경기에서 키에사는 스페인의 수비에 꽁꽁 묶였다. 64분 동안 볼 터치는 19회에 불과했고 턴오버만 9회를 기록했다. 키에사가 묶이면서 이탈리아 공격은 역동성이 줄었고 계속해서 턱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스페인은 이 경기를 통해 무적함대의 위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물론 아직 100% 완벽한 것은 아니다. 오늘 경기에선 선수들의 적극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더욱 높이 올라가기 위해선 여전히 아쉬운 골 결정력을 보완해야 한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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