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모델된 102세 할머니”…‘사랑’이란 단어와 가장 어울린다는데

보그 독일 7~8월판 표지모델 선정
홀로코스트 생존자 마고 프리드랜더
“평생 인류애와 공존 위해 나서”

독일 보그 표지모델로 선정된 마고 프리드랜더. [보그 독일 인스타그램 캡처]

독일 아우슈비츠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102세의 마고 프리드랜더가 보그 독일의 7~8월판 표지모델이 됐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보그 독일은 ‘사랑’을 주제로 한 이번 호의 표지모델로 프리드랜더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표지에는 ‘사랑’이라는 단어와 함께 그녀의 서명이 적혀있다.

보그 독일의 편집 콘텐츠 책임자인 케르스틴 웡은 “프리드랜더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알려졌지만, 나치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배신과 상실감도 극복했다”라며 “비통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린 마음을 갖고 잊혀지는 것을 거부하는 한편 인류애와 공존을 위해 나섰다”고 표지모델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잡지에는 프리드랜더의 여러 사진과 함께 그녀가 나치 독일에서 자란 것부터 오늘날 홀로코스트 생존자로서 헌신하고 있는 것까지 다양한 주제가 담겨있다.

1921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프리드랜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어머니와 남동생과 독일을 탈출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1943년 어머니와 남동생이 게슈타포에 의해 체포돼 처형당했다. 당시 21세였던 그녀는 홀로 도주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듬해 배신을 당해 당시 나치의 테레지엔슈타트 수용소로 보내졌다.

나치 수용소에서 프리드랜더는 남편인 아돌프를 만나 전쟁이 끝난 직후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1946년 미국으로 이주해 60년 넘게 뉴욕에서 살았다. 하지만 2010년 남편이 88세로 사망하자 프리드랜더는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왔다. 이후 그녀는 홀로코스트 교육자로서 캠페인을 벌여왔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많은 상을 받았다.

프리드랜더는 보그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우파 포퓰리즘의 성장과 반유대주의적 공격의 증가에 경악했다”고 밝혔다.

사회가 양극화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를 갈라놓는 것을 보지 말고, 무엇이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