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제치고 논문 1위...美스탠퍼드대, 글로벌 톱10서 밀려나

박근태 과학전문기자 2024. 6. 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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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인덱스 2024, 톱10 연구기관에 중국 7곳
미국 유럽 영향력 약화 속 인도 약진
중국이 네이처지가 선정한 과학 연구기관 순위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China Business Forum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학술 논문 발표와 영향력에서 과학기술 대국으로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국가별 순위에선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왔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발행하는 스프링거 네이처는 18일(현지 시각) 학술논문 발포 수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대학과 연구기관의 순위를 매긴 네이처 인덱스 연구리더 2024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수논문 중국 ‘질주’ 인도 ‘약진’

네이처는 2014년부터 전 세계 우수 학술지를 선정해 전년도까지 발표된 논문 저자의 국가와 소속기관, 공동저자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를 네이처 인덱스라는 이름으로 매년 국가별, 기관별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 주요 자연과학 저널에 발표된 우수 논문수와 공저자와 소속기관의 기여도(share)를 참고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는 지난해 출판된 학술지 145종과 논문 7만5707편을 기초로 작성됐다.

올해 조사 결과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계속되는 중국의 질주와 인도의 약진이다. 중국은 올해 전체 순위에서 미국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중국은 지난 2022년 자연과학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국가별 순위에서 처음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1위에 올랐지만 생명과학과 건강과학을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 2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화학, 지구환경과학, 물리 등 3개 분야에선 세계 1위에 올랐다. 반면 미국은 생명과학과 건강과학에서만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번 조사에서 국가별 순위 3위는 독일이 차지했고 영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한국, 인도, 스위스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가별 순위 8위를 기록했다.

네이처 인덱스 2024 국가별 순위

인도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는 호주와 스위스를 제치고 9위에 올라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인도는 2022년부터 매년 논문수에서 14.5%씩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중국이 같은 기간 13.6% 점유율이 증가한 것보다 빠른 성장세다. 네이처는 인도의 성공은 최근 인도 대학과 연구기관이 늘면서 젊은 세대가 이공학에 꾸준히 유입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인도 국립첨단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인도 대학은 752곳에서 1016곳으로 늘고 국립공대가 5개에서 23개로 증가했다. 과학교육연구소 7곳도 새롭게 설립됐다. 박사는 물론 석사와 학부 과정에 진학하기 원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펠로십 제도가 성장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전통적인 서구의 과학강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논문 영향력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논문 기여도는 미국이 7.1%, 독일이 6.8%, 영국이 8.2%로 전년부터 하락했다.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1.7%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연구대학 톱10에 중국 9곳

이번 발표에서는 대학과 연구기관 순위에서도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과학원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대학과 연구기관 순위에서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중국은 세계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연구 기관이 지난해 6곳에서 올해 저장대가 추가되면서 7곳으로 늘어나 또 한 번 상위권을 휩쓸었다.

중국 외에 전 세계 상위 톱10에 오른 대학·연구기관은 미국의 하버드대(2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3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7위)뿐이다. 대학 중에서는 1위인 하버드대를 빼고는 나머지 10위까지 9곳은 모두 중국의 대학이 차지했다. 매년 톱10에 들던 미국의 스탠퍼드대는 지난해까지 6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15위로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인덱스 2024 기관별 순위

한국에서 100위 이내에 들어간 기관은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두 곳 뿐이다. 상위 500위 가운데 한국은 10곳만이 포함됐다. 상위 500대 기관에 포함된 국내 10개 기관 중 4곳은 지난해보다 올랐지만 6곳은 내려갔다.

국내 기관 중 순위가 가장 높은 서울대는 지난해 60위에서 올해 5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국내 기관 2위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해 80위에서 올해 84위로 네 계단 내려갔다. 연세대는 지난해 139위에서 올해 129위로, 성균관대는 같은 기간 168위에서 144위로 올랐지만 포스텍은 166위에서 175위로 떨어졌다. 국내 기초연구 대표 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14위에서 226위로 떨어졌다.

네이처 인덱스는 국가나 기관의 경쟁력을 정확하고 완벽히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국내 여러 대학과 기관들은 기관 경쟁력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써왔다는 점에서 해당 기관의 문제를 짚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한국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33년만에 전년도보다 감소했다. 12대 국가전략기술에 연구비가 집중되고 기초 투자와 젊은 연구자들의 일자리가 줄었다. 네이처 인덱스의 올해 결과에는 아직 이 부분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참고 자료

Nature Index(2024), https://www.nature.com/nature-index/research-leaders/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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