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PE로 보폭 넓히는 VC… 컴퍼니케이, 이번엔 유·아동복 브랜드 인수
지난 4월 입시학원 인수 두달여 만
피투자사인 플랫폼 기업 메디쿼터스 SI로 참여
”VC 업계 바이아웃 거래 증가 전망”
벤처캐피털(VC)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으로 투자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최근 유·아동복 브랜드 새 주인에 올랐다. 지난 4월 대치동 입시학원 인수 두 달여 만으로, 이번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운영하는 피투자회사 메디쿼터스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와 동반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컴퍼니케이는 최근 유·아동복 브랜드 로토토베베 경영권 지분 70%를 인수, 최대 주주에 올랐다. 올해 초 창업주인 이병주·김소희 공동대표와 경영권 지분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19일 대금 납부를 마쳤다. 인수·합병(M&A) 자문사 MMP가 주관했다.
로토토베베의 전체 지분가치는 약 225억원으로 책정됐다. 컴퍼니케이의 지분 70% 인수가액은 158억원이다. 컴퍼니케이는 그동안 주력했던 벤처펀드가 아닌 M&A 목적의 벤처투자조합 ‘컴퍼니케이바이아웃제1호’를 프로젝트펀드로 조성해 투자액 대부분인 108억원을 조달했다.
전체 인수가액 158억원 중 남은 50억원은 각각 컴퍼니케이의 벤처펀드(스마트코리아컴퍼니케이언텍트펀드), 그리고 피투자회사인 메디쿼터스 자금으로 충당했다. 컴퍼니케이바이아웃제1호가 특수목적법인(SPC)으로 50% 지분을 갖고, 벤처펀드, 메티쿼터스가 15%, 5% 지분을 갖는 구조다.
컴퍼니케이 측은 “로토토베베 경영권 지분 70%를 인수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자본시장에선 로토토베베가 2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한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당시 컴퍼니케이는 경영권 인수 주체가 아닌 100억원 규모 신주 투자를 진행하는 재무적투자자(FI)로 지목됐다.
컴퍼니케이는 로토토베베의 빠른 성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설립된 로토토베베는 부모가 직접 만든 유아 소화용 역류 방지 쿠션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20년 소셜미디어(SNS) 기반의 유·아동복 제조·판매로 사업 영역을 확장, 국내 3위 유아동복 브랜드로 올라섰다.
로토토베베의 지난해 매출은 120억원,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매출 81억원, 영업이익 17억원 대비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138% 증가했다. 특히 2019년 36억원 매출을 기록한 이래 매년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은 4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컴퍼니케이는 2020년 시리즈B 투자유치에 참여하며 연을 맺은 피투자기업 메디쿼터스와 손잡고 로토토베베의 추가 성장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패션 브랜드·플랫폼 기업 메디쿼터스는 당장 미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에서 로토토베베 유아 소화용 역류 방지 쿠션 판매를 예정했다.
업계에선 컴퍼니케이의 바이아웃 확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컴퍼니케이는 스타트업 발굴 및 성장 지원 전문성을 M&A로 확장한다는 목표로 지난 2022년 8월 프라이빗에쿼티(PE)본부를 신설했다. 금리 인상으로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자 택한 대안이기도 했다.
컴퍼니케이의 바이아웃 마수걸이 투자는 지난 4월 이뤄졌다. 150억원을 들여 대치동 3대 입시학원 중 하나인 세정학원 최대 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말 M&A 벤처펀드 규제 완화가 시작된 이후 처음 진행된 바이아웃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벤처투자촉진법 개정안은 구체적으로 벤처펀드가 금융기관 차입이 가능한 SPC를 설립, 차입 재원을 기업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창업투자회사인 VC는 벤처펀드 운용 자산의 40%를 신주에 투자해야 했지만, 이 역시 폐지됐다.
시장에선 컴퍼니케이와 같은 PE 확장이 VC업계 전반으로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상당수 VC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서 M&A를 전담하는 인력을 영입하는 것을 넘어 아예 프라이빗에쿼티(PE) 사업 부문을 별도 구축했거나 구축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VC에 PE부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방식의 그로스캐피털(소수지분 투자)만이 주로 이뤄졌다”면서 “조 단위 바이아웃은 어렵겠지만, VC가 주도하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경영권 지분 인수 거래는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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