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 밝힌 박세리…“자식 돈에 어디 숟가락을” 손웅정 ‘촌철살인’ 명언 회자
부친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한 박세리 전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 후 첫 심경을 밝힌 가운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 손흥민의 부진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의 명언 새삼 회자되고 있다.
박세리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를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을 위해 다시 한 번 용기를 낸다"며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저의 또 다른 도전과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지금껏 내가 해야만 했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했던 것들, 그간 나의 생각과 노력들, 그 모든 게 저의 착각이었을 수 있다는 어쩌면 그 또한 저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특히 박세리는 기자회견 도중 자신과 오랜 친분이 있는 한 기자의 질문에 눈물을 흘린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20년 넘도록 저를 알고 지내오신 기자님의 질문에 잠시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면서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고 과거부터 현재 놓인 상황까지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최근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박준철씨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박세리희망재단 도장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세리는 이와 관련해 "가족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최선을 다해왔지만, 아버지의 채무 문제는 하나를 해결하면 마치 줄이라도 서 있었던 것처럼 다음 채무 문제가 생기는 것의 반복이었다"며 "그러면서 문제가 더 커졌고, 지금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박준철씨는 이 매체와 전화 인터뷰에서 "박세리가 있어야 얘들(시공사)이 대화할 때 새만금에서 인정을 해주지 않느냐는 생각에…내가 아버지니까 그래도 내가 나서서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던 거지"라면서 재단의 도장을 위조하지 않았고, 사업 시공사 측의 요청에 따라 동의만 해준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후 박준철씨는 박세리의 기자회견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박세리가 부친의 거듭된 채무를 그간 해결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흥민 선수의 부친 손웅정씨의 발언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4월 손웅정씨는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녀 교육 철학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당시 방송에서 손웅정씨는 "개인적으로 '성공'은 돈이 아니라 재능과 개성을 목표로 삼고 그걸 이뤘을 때라고 생각한다"며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우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 밖에 키우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부모는 자식 앞 바라지 하는 부모"라면서 "아이의 재능과 개성보다는 본인이 부모로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기 판단에 돈이 되는 것으로 아이를 유도하고, 아이의 행복을 무시했을 때 내 자식이 30~40대에 가서 하던 일에 월요병이 걸리고 권태기가 오고 번아웃이 왔다면 그 인생을 부모가 대신 살아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축구를 마음먹고 하겠다고 했을 때를 회상하며 "축구 힘들다고 세 번을 물어봤는데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그래, 너희 삶인데'라고 허락했다. 내가 낳긴 했지만 내 소유물은 아니다"라고 자신의 자녀 교육 철학을 언급했다.
이를 듣던 진행자가 "아들이 용돈 안 주냐"고 묻자, 손웅정씨는 "제가 벌었어야지. 자식 돈은 자식 돈, 내 돈은 내 돈, 배우자 돈은 배우자 돈이다. 자식 성공은 자식 성공, 배우자 성공은 배우자 성공, 내 성공만이 내 성공이지 어디 숟가락을 왜 얹느냐"고 단호히 답했다. 특히 그는 "숟가락 얹으면 안 된다. 앞 바라지 하는 부모가 자식들 잘됐을 때 숟가락 얹으려고 하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주도적으로 내 삶을 살아야 한다. 왜 자식에게 눈치 보면서 내 소중한 인생을 그렇게 살아야 하나"라고 일침했다.
손웅정씨의 이같은 발언을 재조명한 네티즌들은 "명장 밑에 졸장 없다…손웅정 감독님 엄지 척", "당신의 자녀 교육 철학에 박수를 보낸다", "역시 훌륭한 부모 밑에서 자라서 손흥민님도 인성이 바르고 훌륭하네요", "'내가 낳긴 했지만 내 소유물은 아니다'. 너무 멋있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손흥민이 어떤 사람일지는 지인이 아니라도 알 거 같다, 부럽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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