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아닙니다…4천km 날아와 쉬고 있는 나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상생물 부문에선 호수의 올챙이 무리를 포착한 '올챙이의 이주'가 1위를 차지했다.
사냥감을 쫓아 절벽 틈 사이로 육상생물 부문에선 인도 라자스탄 지역에 있는 뱀을 포착한 '타르 사막의 미인'이 1위를 차지했다.
화려한 색 단장으로 먹잇감 유혹 풍경·수경·식물 부문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반도의 바다에서 포착한 모래말미잘(Bunodactis reynaud)을 담은 사진 '기념'이 1위를 차지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빅픽처 자연 사진상 수상작 발표
자연 사진을 주로 찍은 사진가들로 구성된 북미자연사진협회(NANPA)는 해마다 6월15일을 ‘자연 사진의 날’로 정해 다양한 기념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 자연 사진의 날을 맞아 캘리포니아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한 자연 사진 공모전 ‘2024 빅픽처’(The Big Picture 2024) 수상작이 발표됐다. 11번째를 맞은 올해 공모전에는 69개국에서 7000개 이상의 작품이 제출돼 경쟁을 벌였다.
올해 대상은 북미 지역의 대표적인 나비 종 가운데 하나인 제왕나비들이 마치 이끼처럼 나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을 담은 ‘제왕의 숲’이 차지했다.
오렌지색의 이 나비에 제왕나비란 이름이 붙은 건 오렌지공으로 불린 17세기 영국 왕 윌리엄 3세를 기리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왕나비는 8개월 동안 약 5세대를 거치며 캐나다에서 멕시코에 걸쳐 있는 북미 지역을 4천km 이상 이동한다. 이 사진은 나비들이 긴 여행 끝에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의 제왕나비 생물권보전지역에 도착한 뒤, 나무에 달라붙어 지친 몸을 쉬면서 겨울을 나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심사위원장인 수지 에스테르하스는 “처음엔 예쁜 숲 사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수십만, 어쩌면 수백만 마리의 제왕나비들이 나무에 달라붙어 있는 마법 같은 세계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나비들은 봄까지 이곳을 보금자리로 삼으면서 번식하며 다시 또 긴 여행을 준비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 삼림 벌채, 살충제 등으로 인해 미래엔 이런 장관을 보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수상생물 부문에선 호수의 올챙이 무리를 포착한 ‘올챙이의 이주’가 1위를 차지했다.
캐나다 밴쿠버의 한 호수에 서식하는 이 서부 두꺼비(Anaxyrus Boreas) 올챙이는 해조류를 먹기 위해 매일 이 호수의 가장 깊은 곳에서 햇볕이 잘 드는 얕은 곳으로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
사냥감을 쫓아 절벽 틈 사이로
육상생물 부문에선 인도 라자스탄 지역에 있는 뱀을 포착한 ‘타르 사막의 미인’이 1위를 차지했다.
아프리카계 아시아 모래뱀(Psammophis schokari)은 타르 사막의 포그 관목(Calligonum Polygonoides)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포식자는 모래뱀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연한 갈색 몸체와 비슷한 색깔의 덤불을 위장 도구로 삼는다.
미국 몬태나주의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포착한 아메리카족제비(Mustel richardsonii)는 결선 진출작이다. 작가는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족제비가 절벽의 갈라진 틈을 오르는 장면을 잡아낼 수 있었다. 이 족제비는 더 높은 곳에 있는 숲쥐를 사냥하기 위해 절벽을 빠르게 기어 올라갔지만 막판에 주르르 미끄러졌다. 몇 번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해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조류 부문에선 스코틀랜드 셰틀랜드 제도의 바다새 북방가넷( Morus bassanus)을 포착한 ‘물속의 조화와 무질서’가 차지했다.
이 새는 날개 폭이 거의 2m나 되는 커다란 새이지만 매우 힘세고 민첩한 잠수 사냥꾼으로, 물속 20m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다.
화려한 색 단장으로 먹잇감 유혹
풍경·수경·식물 부문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반도의 바다에서 포착한 모래말미잘(Bunodactis reynaud)을 담은 사진 ‘기념’이 1위를 차지했다.
남아프리카 해안이 원산지인 이 말미잘은 조수와 파도의 작용으로 인한 물 공급에 의존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강한 수축성 괄약근을 사용하여 지나가는 먹이를 잡아챈다. 먹이를 잡아챌 가능성이 있을 때만 아름답고 다양한 색상으로 단장한다. 심사위원단은 “이는 사진작가에게 생명의 자연 리듬을 기념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자연예술 부문에선 고사성어 ‘형설지공’의 주인공 반딧불이를 포착한 ‘우주먼지 숲’이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야마가타시 숲속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인간 부문에선 1위 작품 대신 결선 진출작을 소개한다.
그물에 얽힌 두건까마귀를 포착한 ‘잔인한 죽음’이다. 까마귀가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장면이다. 작가는 이 사진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각성의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권익위 국장 빈소엔 안타까움만…“명품백 종결 압박이 내몰았다”
- 90% 넘게 충전한 전기차, 서울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 제한한다
- 개고기 금지까지 2년7개월…46만 마리 위해 우리 할 일은?
- ‘김건희 오빠’ 공흥지구 재판서 개발비용 낮추려는 특약 드러나
- 판정 뒤집고 경기도 뒤집은 서건우, 태권도 8강 진출
- 박지원 “정치 시장서 대통령 격리하잔 말 나와”
- ‘묶임 사망’에도 문제없다는 부천시보건소…“무책임하고 무지”
- 아이들 물놀이장에 소화용수 쓴 아파트…“최대 50만원 과태료”
- 코로나 환자 1주 새 2배 증가…입원 65%가 65살 이상
- “도와주세요!” 식사 중 기도 막힌 70대, 휴가중 소방관이 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