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진화 가능한 KF-21… 낮은 운용유지비도 장점

정충신 기자 2024. 6. 2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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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 단가 대당 1000억원대
4.5세대 기종 평균은 1500억원
6세대 확장 감안땐 경쟁력 충분
KF-21 보라매 시제기가 공대공·공대지 무장을 단 채 무장분리 및 사격을 위한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KF-21 보라매는 성능 면에서는 4.5세대 전투기 경쟁 기종 대비 우수하지만, 오는 2026년쯤 예상되는 양산 단가가 대당 1000억 원대로 너무 비싼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항공 전문가들은 너무 비싼 KF-21 단가가 글로벌 시장에서 발목을 잡아 수출 수주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측은 가격 경쟁력 약화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송용규 한국항공대 교수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항공산업 생태계 붕괴로 전투기의 항전 장비 데이터 버스(data bus)에 해당하는 LRU(Line Replaceable Unit)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4.5세대 전투기들의 평균 단가가 1500억 원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옵션에 따라 최대 2000억 원까지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비싸다고 주장하는 KF-21 양산 단가 1000억 원대 역시 6세대 전투기로까지 진화가 가능한 KF-21의 성능 및 확장성을 감안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매력적인 가격대라는 것이다. 물론 아직 KF-21의 양산 단가는 결정되지 않은 데다 통상 전투기는 개발 초기 양산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앞으로 대량 양산이 추진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KF-21의 경쟁력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KF-21이 수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체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유지비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매비는 30%, 유지비는 70% 정도로 잡는 게 통상적인 만큼 유지비를 낮게 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다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 유지비는 4.5세대 전투기에 비해 1.5배 정도로 꽤 비싼 측에 속한다. 그러나 KF-21은 F-16급 수준의 낮은 운용 유지비가 예상된다. 총 수명유지비용에서 5세대급 전투기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KF-21은 인도네시아와 국제공동사업을 통해 체계개발이 진행 중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개발비 분담금액이 6000억 원으로 줄어들면서 인도네시아가 개발비를 ‘먹튀’한 것이 아니냐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는 이번 사태가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제때 내지 않으면서 발생됐기 때문에 1차적 책임은 인도네시아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정부가 계약 유지 결단을 내린 상황에서 KF-21의 사업 성공과 향후 실익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할 때임을 강조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의 첨단 전투기 공동 개발의 의미는 대규모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개발비 분담 목적도 있지만 48대 초도 수출 물량을 고려한 우리 정부의 대의적 결정이었다”며 “최근 당선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KF-21 개발 참여와 협력, 48대 확보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등 국산 전투기 수출 신화의 시작을 만들어준 국가이며, 인도네시아의 성공적 운용은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주변 국가들의 국산 항공기 도입으로 이어졌다. 현재 FA-50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안보 벨트의 핵심 기종이 됐다. 이렇듯 인도네시아는 현재의 K-방산 신화 시작의 상징적인 국가로서 KF-21까지 첫 수출 계약을 맺게 되면 수출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몇 년간 분담금 문제로 끌려다녔지만, 이제는 주도적으로 KF-21의 사업 성공과 첫 수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국산 전투기 수출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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