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vs 수시, 정시가 더 유리한 경우는?

서울문화사 2024. 6. 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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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을 통과하는 2가지 관문, 수시와 정시. 나에게 맞는 전략은 무엇일까? 판단의 기준은 무엇에 둬야 하는지 선택의 전략적 포인트를 꼼꼼히 살펴본다. 전문가와 대학생에게 직접 물었다.

정시 지원에서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모의고사 결과를 꼼꼼히 분석하자

정시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능 성적으로, 재학생이 자신의 수능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모의고사 결과다. 고3이 되면 3월과 6월, 9월에 전국 단위의 수능 모의고사를 치른다. 4월과 7월, 10월에도 지역 교육청이 주관하는 모의고사가 실시되지만, 전국적으로 모든 수험생이 응시하는 대규모 모의고사는 3월, 6월, 9월에 치르는 모의고사다. 3월 모의고사는 재수생이 응시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

3월 모의고사에서 국어·수학·탐구영역을 모두 1등급을 받을 경우 전국 석차는 최상위 1% 이내가 되는데, 각 과목이 1등급인 4%에 턱걸이를 하더라도 모두 1등급을 받는 학생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모두 1등급이 나오면 정시로도 원하는 학과에 합격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재수생이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재수생의 숫자는 전체 응시자의 31% 정도지만, 상위권을 차지하는 비중은 다르다. 1~2등급대 고득점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65%다. 결론적으로 고3 재학생은 자신보다 높은 성적대의 학생 수가 6월 모의고사부터는 최소한 2배로 늘어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등급을 예측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3월 모의고사에서 각 과목 턱걸이로 4%대에 들어가 1등급을 받았을 경우, 재수생을 고려한다면 2~3등급 성적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 공대를 쉽게 갈 것이라 예상했던 학생이 인서울 중위권 대학이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정시에 올인하겠다던 이른바 ‘정시파’ 학생이 6월 모의고사를 본 뒤 급조된 ‘수시파’로 돌아서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정시, 고난도 문제 해결이 대학을 결정한다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영역(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 등 크게 4개 과목과 한국사를 필수로 보는 시험이다. 총 180문항을 풀어야 한다. 그런데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냥 180문항을 풀어내는 시험이 아니다. 2024학년도 수능을 분석해보면 국어가 가장 어려웠는데, 1등급 컷이 84점이었다. 만점부터 1등급 컷 사이에 오답률별로 문항을 분석해보면 7문제가 드러나는데 상위권 학생은 최고난도 7문제 중 몇 개를 푸는지에 따라 자신의 성적이 결정된다. 1등급 컷과 2등급 컷의 차이는 단 2문제. 최고난도 7문제를 다 틀리고, 그다음 고난도 문제 2개마저 틀리면 3등급이 된다. 이런 식으로 계산해보면 수학 5문제, 영어 4문제, 과학 각 2문제로 상위권의 성적이 갈라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를 제외하면 상위권 학생은 국어 7문제, 수학 5문제, 과학 4문제 총 16문제 중 몇 문제를 풀 수 있는지로 자신의 성적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중위권 학생은 최고난도 8문제를 제외한 2등급과 3등급을 나누는 8문제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역시 16문제로 자신의 성적을 결정하게 된다. 모든 고난도 문제를 다 쉽게 처리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성적을 판가름할 고난도 16문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인 학습 전략이 된다는 것이다.

 주변 친구가 아니라 전국의 학생들과 경쟁, 생각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전략적 분석 필요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된다. 대입은 수시든 정시든 내 주변의 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 있는 학생들과의 경쟁이므로 더더욱 긴장된다. 이 점에서 생각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

쉽게 생각해보자. 나보다 내신 성적이 좋은 내 친구가 A대학에 수시 지원을 한다고 했을 때 나는 친구보다 내신이 나쁘니까 B대학이나 C대학에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A대학은 지방 고교 학생이 지원을 잘 안 하고, 그보다 낮은 B·C대학에 지방 고교 학생이 몰린다고 한다면 오히려 나는 내 친구보다 더 높은 내신의 학생들과 경쟁하는 경우가 될 수 있다.

특히 정시에서도 상위권 학과는 대부분 재수생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따라서 재수생을 고려하지 않고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예년의 합격 컷은 그해의 결과물일 뿐이다. 여기에 너무 매달려서는 안 된다. 대학과 학과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적용이나 학교생활기록부 활동 내용에 대한 반영 여부를 잘 파악해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025학년도 대입은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된 변수가 많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이 확대되면 그만큼 재수생과 반수생의 유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정시에서 재학생의 의대 진학이 무조건 쉬워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시 지원에서 지역인재전형을 잘 활용한다면 예년보다 의대의 문은 넓어질 것이고, 상위권 학생이 의대로 이동한 만큼 약대, 수의대, 한의대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공 계열 진학에서 좀 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올해 고3 수험생이 면밀한 전략을 세운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재훈 ㈜다선교육 입시연구소장

백재훈 ㈜다선교육 입시연구소장

전 ㈜유레카 논술 총괄 본부장

전 ㈜타임교육 미래탐구 입시연구소장

유정임 작가

유정임 작가

<말과 태도 사이>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저자로 유튜브 <유정임 채널_리스펙에듀> 운영

글 :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백재훈(교육 전문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각 인터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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