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로 도약하는 위워크…“야디와 함께 ‘스페이스 애니웨어’ 실현한다”
“위워크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IT기술이 받쳐줘야 하는데, 야디시스템즈(Yardi Systems)와 함께라면 할 수 있는 게 다양해 질 겁니다.”
지난 14일 서울 위워크 강남점에서 만난 전정주 위워크 코리아 지사장은 “야디시스템즈가 위워크에게 가장 필요한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야디시스템즈는 인도인 엔지니어 ‘아난티 야디(야디)’가 1984년 창업한 자산관리 소프트웨어 회사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회사의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야디는 지난해 11월 파산 보호를 신청한 위워크에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위워크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4일 야디와 처음으로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가졌던 전 지사장은 “이번 투자는 야디가 개인 자산으로 투자한 것”이라며 “야디시스템즈 직원들이 위워크를 이용하면서 ‘우리 회사도 이렇게 꾸며 달라’고 요구하면서 야디가 위워크 투자를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고 했다. 전 지사장은 지난 2020년 위워크 한국 지사장에 부임한 뒤 세계 공유 오피스 시장이 무너지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매출을 쌓아 올리며 한국 지사를 글로벌 매출 1위에 올려놨다.
◇'스페이스 애니웨어’ 실현
위워크는 야디 시스템즈와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협업해왔다. 전 지사장은 “과거 아담 노이먼이 위워크를 창업할 당시에는 1000명 정도의 내부 개발자를 고용해 앱으로 자리를 예약하는 것은 물론, 페이스북과 비슷한 소셜미디어(SNS) 기능을 운영하는 등 공유 오피스 서비스에 IT를 접목시키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였다”면서 “이러한 서비스가 위워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다”고 했다. 결국 위워크가 소프트뱅크를 만난 뒤 IT 기술 개발을 담당할 파트너를 찾았고, 이것이 야디시스템즈였던 것이다.
IT회사 야디가 위워크를 필요로 한 이유는 글로벌 부동산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디는 사무실과 원격근무가 혼합된 지금의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에서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는 ‘스페이스 애니웨어(Space Anywhere)’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근무 방식의 변화로 인해 근무 공간의 유연성도 더 필요해진 만큼 공유 오피스와 IT기술이 접목된 공간이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최근 부동산 트렌드와도 직결된다. 성수동의 ‘팩토리얼 성수’ 등 최근 지어지는 빌딩에는 임차인이 운영하는 ‘공유 오피스’가 들어서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추가로 사무실이 필요해질 때마다 공유 오피스를 활용하거나, 아예 장단기로 사무실을 임대해 확장할 수도 있다.
전 지사장은 “‘스페이스 애니웨어’를 실현하기 위해 야디시스템즈가 IT인프라 개발을 맡고, 위워크는 콘텐츠를 맡는 구조”라고 했다. 위워크가 있는 도시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위워크가 없는 곳에서는 현지 공유 오피스 기업과 협업해 위워크 수준의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 지사장은 “위워크는 테크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IT 플랫폼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지만, 이제는 가능성이 다양해진 것”이라고 했다.
◇신규 서비스 출시 탄력
야디시스템즈와의 협력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면서 위워크 코리아도 신규 서비스 출시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새로운 글로벌 서비스가 나와도 한국에 소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 단위 외에 시간 단위로 사무실을 빌릴 수 있는 온디맨드(On Demand) 서비스는 미국과 결제 시스템이 달라 한국에서 출시하지 못했다. 결제 시스템을 바꾸려면 한국만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만들어야 하는데 개발 비용과 시간 등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전 지사장은 “야디시스템즈가 페이먼트 설루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신상품 출시 주기가 빨라지는 등 고객 경험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위워크 코리아는 당분간 지점을 늘리는 등 외형을 확장하기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집중할 계획이다. 팬데믹으로 막혀 있던 기업 해외 출장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멤버십 가입만으로도 글로벌 전 지점을 이용할 수 있는 위워크의 강점을 살리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전 지사장은 “글로벌 점유율을 76%에서 80% 후반으로만 올려도 마진이 4%에서 14%로 올라가는 만큼 본업에만 전념해도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구조”라며 “자체 개발한 좌석예약 SaaS 설루션인 ‘워크플레이스’ 등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내실을 갖춰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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