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식黨’ 국힘 만들겠다는 이 남자···“누가 지배인되든 할말 할것” [금배지 원정대]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2024. 6. 2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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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출사표 이상규 당협위원장
성공한 외식 사업가, 정치판 뛰어들어
“정치하지 말라던 가훈 어기는 중”
험지 서울 성북을서 낙선후 원외활동
“총선백서특위서 黨 부활할 길 열공”
여연 기능 강화와 소외조직 지원 시급
매일경제와 인터뷰 중인 이상규 국민의힘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 한주형 기자
Q. 이상규에게 정치란? 불편과 필요를 해결하는 도깨비방망이 Q. 이상규에게 금배지란? 살아있는, 움직이는 도깨비방망이

“국민의힘에는 조직, 인프라스트럭처, 사람 그리고 돈이 있다. 의원들이 자기 정치를 안 하는 대신, 당헌·당규만 잘 지켜도 우리 당은 얼마든지 살아날 수 있다.”

다음달 23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는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48)의 말이다.

20일 이상규 위원장은 출마 선언에 앞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10 총선 낙선 후 총선백서 특위 활동을 하며 당을 속속들이 파헤쳤다. 이제 누구보다 당을 잘 안다고 자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희대 교수 겸 한국청년임대주택협회장으로 활동하던 그는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국민의힘에 인재영입됐다. ‘험지’인 서울 성북을에 출마했으나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3.6%포인트 차로 패했다. 낙선 후 그는 원외 중심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와 ‘성찰과각오’에서 활동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3040세대 원외 당협위원장을 대표해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위원장은 △조직개편 △소외조직 지원 △여의도연구원 강화를 당 개혁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당 조직도에 부총장 3명의 역할이 안 나와 있을 정도로 체계가 허술하다. 체계가 허술한 이유는 의원들이 자기 정치하느라 바빠 조직에 관심을 안 뒀기 때문”이라며 “최고위원이 되면 당직자들이 당헌·당규에 나와 있는 대로 일만 하면 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의도연구원에 배정된 예산이 작년 기준 80억여 원인데, 이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있는 사회과학연구소 예산을 다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라며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하고, 외주도 적극적으로 줘서 우리 편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당의 장래를 위해 필요함에도 소외돼온 청년위원회·대학생위원회 등 외부 상설기구에 대한 지원도 지금보다 2배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명 갈비 전문점을 소유한 자영업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식당 부자들’이란 책도 낸 그는 당·정·대 관계를 식당 운영에 비유했다.

그는 “식당으로 치면 대통령은 주방장, 당 대표는 지배인 그리고 의원들은 홀서버”라며 “주방장이 신메뉴(정책)를 내놓으면 지배인이 손님(국민)에게 홍보를 해야 하고, 손님 반응이 안 좋으면 그걸 주방에 정확히 알리는 게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지배인”이라며 “나는 누가 지배인이 되든, 그에게 할 말은 하고 설득해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영업과 청년임대주택협회장 활동을 하면서 정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정책의 공급 목표가 8만가구였지만, 지금 보면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1만4000가구에 그치고 있다”며 “금리 인상 등으로 급등한 금융·건축비용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서울시·주택금융공사와 일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결국 정책의 문제는 정치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 최저임금제·대체휴무제·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무수히 많은 자영업자가 망하는 모습을 본 것도 그가 정치에 뛰어들게 만든 요인이다.

어쩌다 국민의힘 입당. 어쩌다 총선 출마, 그리고 낙선. 어쩌다 원외 조직구성과 총선백서특위 활동. 이처럼 지난 6개월간 ‘인생 격변’을 거친 그는 이제 당 최고위원직에 도전한다.

이 위원장은 “나는 가훈을 어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가훈이 ‘정치와 회장은 하지도 맡지도 말라’라고 한다. 그가 가훈을 어긴 대가는 무엇이 될까. 성공한 자영업자인 그의 ‘국민식黨 만들기’ 프로젝트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2대 총선 기간 쉬지 않고 달려온 매일경제 정치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 ‘금배지 원정대’는 선거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패기 넘치는 정치 신인부터 관록의 다선 의원까지 새 국회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하겠습니다. 많은 구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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