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식黨’ 국힘 만들겠다는 이 남자···“누가 지배인되든 할말 할것” [금배지 원정대]
성공한 외식 사업가, 정치판 뛰어들어
“정치하지 말라던 가훈 어기는 중”
험지 서울 성북을서 낙선후 원외활동
“총선백서특위서 黨 부활할 길 열공”
여연 기능 강화와 소외조직 지원 시급
“국민의힘에는 조직, 인프라스트럭처, 사람 그리고 돈이 있다. 의원들이 자기 정치를 안 하는 대신, 당헌·당규만 잘 지켜도 우리 당은 얼마든지 살아날 수 있다.”
다음달 23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는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48)의 말이다.
20일 이상규 위원장은 출마 선언에 앞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10 총선 낙선 후 총선백서 특위 활동을 하며 당을 속속들이 파헤쳤다. 이제 누구보다 당을 잘 안다고 자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희대 교수 겸 한국청년임대주택협회장으로 활동하던 그는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국민의힘에 인재영입됐다. ‘험지’인 서울 성북을에 출마했으나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3.6%포인트 차로 패했다. 낙선 후 그는 원외 중심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와 ‘성찰과각오’에서 활동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3040세대 원외 당협위원장을 대표해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위원장은 △조직개편 △소외조직 지원 △여의도연구원 강화를 당 개혁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당 조직도에 부총장 3명의 역할이 안 나와 있을 정도로 체계가 허술하다. 체계가 허술한 이유는 의원들이 자기 정치하느라 바빠 조직에 관심을 안 뒀기 때문”이라며 “최고위원이 되면 당직자들이 당헌·당규에 나와 있는 대로 일만 하면 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의도연구원에 배정된 예산이 작년 기준 80억여 원인데, 이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있는 사회과학연구소 예산을 다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라며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하고, 외주도 적극적으로 줘서 우리 편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당의 장래를 위해 필요함에도 소외돼온 청년위원회·대학생위원회 등 외부 상설기구에 대한 지원도 지금보다 2배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명 갈비 전문점을 소유한 자영업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식당 부자들’이란 책도 낸 그는 당·정·대 관계를 식당 운영에 비유했다.
그는 “식당으로 치면 대통령은 주방장, 당 대표는 지배인 그리고 의원들은 홀서버”라며 “주방장이 신메뉴(정책)를 내놓으면 지배인이 손님(국민)에게 홍보를 해야 하고, 손님 반응이 안 좋으면 그걸 주방에 정확히 알리는 게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지배인”이라며 “나는 누가 지배인이 되든, 그에게 할 말은 하고 설득해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정책의 공급 목표가 8만가구였지만, 지금 보면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1만4000가구에 그치고 있다”며 “금리 인상 등으로 급등한 금융·건축비용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서울시·주택금융공사와 일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결국 정책의 문제는 정치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 최저임금제·대체휴무제·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무수히 많은 자영업자가 망하는 모습을 본 것도 그가 정치에 뛰어들게 만든 요인이다.
어쩌다 국민의힘 입당. 어쩌다 총선 출마, 그리고 낙선. 어쩌다 원외 조직구성과 총선백서특위 활동. 이처럼 지난 6개월간 ‘인생 격변’을 거친 그는 이제 당 최고위원직에 도전한다.
이 위원장은 “나는 가훈을 어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가훈이 ‘정치와 회장은 하지도 맡지도 말라’라고 한다. 그가 가훈을 어긴 대가는 무엇이 될까. 성공한 자영업자인 그의 ‘국민식黨 만들기’ 프로젝트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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