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대사 최소 100번씩 읊어"..'세자가' 수호, 첫 사극 성공한 이유[★FULL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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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은 세자로서 무게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되게 정의로운 인물이었어요. 정도 많고 사람을 챙기고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었죠.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워지고 가벼워질 수 있는, 실제 저와도 비슷한 지점이 있는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그가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 김지수, 연출 김진만, 김상훈, 이하 '세자가')에서 선보인 세자 이건은 정의를 추구하고 사람들을 챙기는, 또 때론 웃음에 욕심도 내는 수호의 실제 성격과 많이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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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은 세자로서 무게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되게 정의로운 인물이었어요. 정도 많고 사람을 챙기고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었죠.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워지고 가벼워질 수 있는, 실제 저와도 비슷한 지점이 있는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작가님이 저와 대화를 하고 제 성격과 말투를 더 알고 싶어하시면서 엑소 멤버들과 있었을 때의 예능도 많이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저와 싱크로율을 맞춰주신 것이 감사했어요. 이건이 뒤에 '내가 술을 잘 마시지만 안 마실 뿐이다'라고 하는데 실제로 제가 하는 말이기도 했어요. 작가님이 모든 배우와 대화를 하면서 극 중 인물과 싱크로율을 맞추며 글을 쓰신 것 같았어요."
수호는 과연 그룹 엑소에선 리더가 될 상, 배우로서는 '왕, 세자가 될 상'이었다. 그가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 김지수, 연출 김진만, 김상훈, 이하 '세자가')에서 선보인 세자 이건은 정의를 추구하고 사람들을 챙기는, 또 때론 웃음에 욕심도 내는 수호의 실제 성격과 많이 비슷했다. 그러기에 수호에게 '세자가 사라졌다'는 첫 사극이었음에도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그 맵시가 잘 어울렸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왕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당하면서 벌어지는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박철, 김지수 작가와 '킬미, 힐미',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김진만 감독이 의기투합했으며 최고 시청률 5.1%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수호는 극 중 해종의 장자인 세자 이건 역을 맡았다. 이건은 해종의 두 번째 부인 윤 씨 소생의 도성대군(김민규 분)을 세자위에 올리고 싶어 하는 이들의 견제를 받는가 하면, 어의 최상록(김주헌 분)의 고명딸 최명윤(홍예지 분)에게 보쌈을 당한 후 하루아침에 운명이 뒤바뀌었다.
수호는 유머러스한 매력, 순애보적인 면모, 왕세자로서의 위엄, 날카로운 카리스마 등 다채로운 면면을 지닌 이건 역을 풍부한 감정선으로 연기했다.
-'세자가' 마지막회 이야기는 어떻게 봤나.
▶세자 이건이 한 여자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하는 완전 해피엔딩이다. 이건이 왕이 된 후 사랑하는 명윤을 위해 권력을 다 내려놓고 명윤과 함께 결혼해서 산다. 작가님과 엔딩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 이건 성격상 권력을 다 내려놓아도 조선에 대한 사랑이 크기 때문에 명윤과 함께 마패를 가지고 다니면서 지방 탐관오리들을 심판하면서 암행어사 행세를 할 것이란 얘기다. 뒤에서 조선을 지켜주고 왕위는 도성에게 물려준다.
-'세자가'로 사극을 처음 해본 소감은?
▶사극이 처음이었는데 20부작이다 보니 한 인물을 다 보여준 것 같다. 제대로 합을 맞춰서 액션을 한 것도 처음이었고, 희로애락 모든 감정선의 연기를 다 한 것 같다. 여한없이 사극 작품을 연기했고 재미있게 즐겼다.
-이건의 감정선이 변화했는데, 어떻게 톤 조절을 하며 연기했나.
▶세자 이건이란 캐릭터 자체가 극 초반에 코미디적인 요소를 보여줬는데, 그 안에 계속해서 세자 이건으로서 무게감을 갖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건이 역도의 무리들을 색출하기 위해 백성들의 삶도 봤다. 그래서 초반에 기방신에서 장난스럽게 '나 하나 고생하면 백성들이 편해진다는데'라면서 나라에 대한 책임감을 얘기했다. 뒤에 왕부터 해서 나라의 정세가 흔들릴 때 이건은 무게를 가져가려고 했다.
-첫 주연으로서 대작에 참여했다. 사극이라서 힘들었던 점도 있었을 텐데.
▶의상이나 외적인 측면에서는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다행히 제가 머리를 기른 상태여서 상투를 올릴 수 있었다. 감독님과 첫 등장부터 여러 가지 한복을 입어봤다. 뒤에 제가 수사를 하면서 평민으로 변장을 했는데 조선시대에 입을 수 있는 한복은 다 입어봤다. 감독님이 '한복 다 잘 어울린다'라며 최대한 보여주길 원하셨다. 무엇보다 팬분들이 좋아하셨다. 세자라 하면 보통 세자복 아니면 사냥복을 입을 텐데 평민복부터 다양한 옷을 입었다. 저도 사실 사극톤을 잡는 것에 대해 부담은 있었다. 처음 이 작품을 하기로 결정한 후에 2~3개월의 시간이 있었는데, 제가 그때 해외 공연을 많이 다녔다. 원래 영어공부를 많이 하느라 영어 섀도잉을 하고 있었는데, 사극을 하는 동안 영어 섀도잉을 안 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선배님들의 많은 작품을 보면서 사극 섀도잉을 했다. 근 2년 동안 했던 작품은 다 찾아본 것 같다. 영화 '올빼미', 드라마 '연인', '옷소매 붉은 끝동', '고려 거란 전쟁' 등을 봤다. 사극도 점점 퓨전사극처럼 말투가 편해지더라. '해품달'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
-'세자가' 4% 이상의 시청률로 성적이 좋았다. 시청자 반응도 찾아봤을 텐데.
▶초반에는 여러 대중의 반응이 궁금했다. 저는 일반 대중분들의 반응보다는 팬분들의 반응을 많이 보고 피드백했다. 팬분들도 많이 성숙해지셔서 객관적으로 피드백을 해주시더라. 사극이기 때문에 4부까지 대중분들의 반응을 보려고 했다. 사극은 조선시대에 살았던 사람이 지금은 없기 때문에 너무 사극톤에 대해 비평하는 게 주관적이라 생각했다. 사극 마니아도 분명 있어서 어떤 코멘트를 주시나 궁금했다. 혹시 제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지도 봤는데 다행히 드라마에 대한 평도 좋았고 저에 대한 평도 좋았다.
-'세자가'가 수호에게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작은 역할을 하더라도 (작품이 가지는) 의미는 똑같다. 표면적으로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세자 이건이 가진 책임감만큼 저도 이 드라마와 감독님, 작가님, 다른 배우분들, 제작사, 방송국에 대한 모든 부담감을 가지게 됐다. 제작사 분들도 저를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웃음) 그것도 책임감이라 생각했다. '세자가'는 저에게 여느 작품과 똑같이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는데 주인공인 작품이기도 했다. 첫 장편 주인공이어서 전작 '힙하게' 한지민 선배님, 회사 관계자 분들이 너무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힘을 내서 연기했다.
-주연이다 보니 현장은 어떻게 이끌어가려고 했는지.
▶저는 현장에서 인상을 찌푸린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항상 밝고, 시작과 끝에 스태프들에게 인사를 다 드리려고 했다. 제가 피곤하거나 힘든 내색을 보이면 모두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있어서 항상 밝고 에너지 넘치게 하려고 했다. 이번에 사극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했는데 일반 현대극보다 상황에 대한 감정이 극에 치닫는 경우가 많더라. 뭐 하나만 잘못해도 끌려가고 목이 잘리지 않냐. 하루아침에 부모와 자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의료기술도 발달하지 않아서 고뿔에 걸려 갑자기 죽기도 한다. 매회 연기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신, 대노를 하는 신이 많더라. 감정을 표현하고 느끼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사극 촬영 중 가장 고생했던 순간은?
▶선배님들이 '사극 힘들지?'란 얘길 많이 하셨는데, 사실 제가 작품 수가 많지 않아서 사극이라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을 사실 잘 모르겠다. 겨울 촬영을 야외에서 하면 현대극도 패딩을 입을 일은 잘 없었다. 궁궐 떼신도 예전에 해봤던 프레젠테이션 신처럼 느껴졌다. 사극을 다음에 또 한다면 세자 역할이 아닌 역할을 해보고 싶다. 세자라는 직책에 따른 인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얼마나 다른 세자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다. 도적이라든지 암살자라든지 호위무사 역을 재미있게 도전해보고 싶다.
-홍예지, 김민규에게는 어떤 선배였나.
▶저와 거의 12살 차이 나는 후배들인데 엑소를 좋아하는 친구들이기도 했다.(웃음) 민규 친구 중에 엑소 팬이 있다고 하면서 그 증거를 보여주더라. 예지도 동생이 팬이었다고 하더라. 자기들은 팬이 아니었다고 하는데 부끄러워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웃음) 저보다 어린 친구들인데 제가 워낙 재미있게 해주는, 유머러스하고 위트있는 사람이어서 현장에서 많이 웃겨줬다.(웃음) 제가 쉴 때마다 계속 현장에 찾아가서 대사도 맞추고 했다.
-이건이 엔딩에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는데, 실제 수호도 그만큼 헌신적인지.
▶팬분들이 어떤 선택을 원할지 궁금한데 팬분들도 취향이 갈릴 거라 생각한다. 팬분들에게 원하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저라면 그 상황이라면 국가와 백성을 선택하겠다.
-'연기'가 수호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연기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가수는 3분 안에 보여주고 제 이야기를 담는 데에 중점을 둔다. 연기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 그 사람을 통해 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가수 할 때보다 더 부담감을 갖고 있다. 가수는 저를 표현하는 거라 음정이나 가사를 바꿀 수 있지만 연기는 다른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고 작가님이 써주신 것이기 때문에 인물을 고스란히 최대한 몰입해서 온전히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초집중, 초몰입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특정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지는 않았다. 볼 때마다 새로운 배우였으면 좋겠다. '이 친구가 그 친구였어? 엑소 수호였어?'라고 할 정도로 계속해서 새로운 캐릭터와 연기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역할에 몰입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작품이든 다 해보고 싶고 욕심이 나는데, 이건이 최상록을 수사를 하는 장면이 있다. 그걸 연기하면서 스릴러 범죄수사물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전작 '힙하게'가 끝난 후엔 '당근 먹은 느낌'이라고 했는데 '세자가'가 끝난 후엔 어떤 느낌인가.
▶그때는 당근을 한번 먹었다면 이번엔 채찍질을 20부작 동안 20번은 한 것 같다. 20부작이 이렇게 길다는 걸 처음 알았고 선배님들이 존경스러웠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저희 드라마에 대해 좋은 평을 해주셔서 '당근 20번'을 먹은 느낌이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이 올라서 되게 기분이 좋았고 저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더 다져졌다. 매 문장을 최소 100번씩 읊은 것 같은데 앞으로도 진짜 꾸준히 이렇게 하겠다.
-'수호'란 이름을 배우로서도 계속 쓰는 것인가.
▶가수로서 엑소 수호도 있는데 김준면으로 군 복무를 하며 살았다. 수호로 모든 연예 활동을 하는 게 맞겠더라. 외국 분들께서는 '김준마이온'이라고 하더라.(웃음) 수호란 이름이 더 쉽게 각인 될 것 같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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