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의 우크라 무기 지원 재검토에 “환영”…푸틴은 “아주 큰 실수 될 것”

김유진 기자 2024. 6. 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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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관련해 어떤 지원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북·러로 인한 위협이 고조될 경우 미군 태세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상대로 싸우는 데 있어서 어떤 지원도 환영하지만, 그것은 최종적으로 한국이 내릴 결정”이라고 답했다. 밀러 대변인은 한국이 무기를 지원할 경우 인도·태평양을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으로 보지 않고 환영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앞서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북·러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을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북·러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하자 정부 방침의 변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한국 정부 입장에 대해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 전투 구역에 보내는 것과 관련, 이는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이어 베트남을 찾은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것은 아마 한국의 현 지도부가 달가워하지 않는 결정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결과에 우려를 표명하며 필요 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군사력 투입을 증강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필요에 따라 인도·태평양 전역에서의 우리의 (방위) 태세를 평가할 것”이라며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어디에서든 위협과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특히 “중국 국민들도 이같은 우려를 공유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북·러) 합의는 푸틴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한 달 전 베이징에서 한반도 상황의 평화적이고 외교적 해법을 촉구한 성명을 냈던 것과 직접적으로 상반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러의 전례 없는 밀착에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중국을 지목해 북·러 협력 심화가 중국에도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은 이날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이어 방문한 베트남에 급파하기도 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공을 들여온 베트남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국무부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가 21~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베트남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한 베트남과의 협력 등 미국의 강력한 공약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현지시간)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스푸트니크통신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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