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유사시 군사개입' 합의는 실책?…한미일 '준 동맹' 관계 발전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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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양국이 동북아 정세에 악영향을 주는 '유사시 상호 군사개입' 조약에 합의한 것은 득 보단 실이 많은 '악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21일 제기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북러 밀착을 기점으로 미국이 한일 간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악사) 체결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이를 한미일로 확대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출범 이야기도 재점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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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정윤영 기자 = 북러 양국이 동북아 정세에 악영향을 주는 '유사시 상호 군사개입' 조약에 합의한 것은 득 보단 실이 많은 '악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21일 제기된다. 한미일 역시 더 뭉치는 계기가 된다는 측면에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9일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유사시 군사개입'을 통해 사실상의 동맹 관계 복원을 천명했다.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자의적 군사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이 조약 체결 후 김 총비서는 "양국은 비로소 역사의 닻을 올리며 출항을 알렸다"라면서 '동맹'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북러의 합의는 북한의 고강도 군사 도발에 대응해 온 한미, 한미일에는 '선을 넘는' 도발적 행위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북러의 합의가 '외교 치적'이 아닌 '외교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미일 3각 협력이 '준 동맹' 수준까지 더욱 공고화될 명분을 제공해 줬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러가 향후 보여줄 군사적 협력의 수위에 따라 '민주주의 진영'의 서방국가와의 협력을 모색할 공간을 더 넓힐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한미일 3국은 지난해 8월 정상회의를 통해 위기 시 서로 협의하도록 약속하는 '3국 협의에 대한 공약'을 채택하고 3국 안보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
현재는 각자의 이익에 직결되는 역내외 도발이 발생할 경우 3국이 정보 교환, 메시지 조율, 대응 방안을 함께 협의하는 수준이지만 이번 북러의 합의와 같은 '새로운 변수'가 발생할 경우 관련 대응의 수위 역시 바뀔 여지가 다분하다.
이미 한미일 3국은 이달 초 국방장관회의를 통해 올여름 3자 훈련인 '프리덤 엣지'를 최초로 실시하고, 3국 안보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 체계'(TSCF)를 연내에 작성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북러 밀착을 기점으로 미국이 한일 간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악사) 체결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이를 한미일로 확대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출범 이야기도 재점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간 북한의 최대 우방이었던 중국이 '북중러' 3각 구도에 편입하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한미일 3각 협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의 제언도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준 동맹 수준의 한미일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만으로도 중국을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라며 "한반도 정세 악화를 우려하는 중국이 북한, 러시아와 거리를 두게 만들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러의 합의 내용이 확인된 뒤 우선 그간 러시아를 의식해 단행하지 않았던 '대(對)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검토를 첫 대응 카드로 꺼내 들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토의 '결과'는 러시아의 태도에 달렸다면서다.
비록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한다고 해서 삽시간에 전황이 뒤바뀌지는 않겠지만, 최근 전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 하에 대외 활동의 폭을 넓혔던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다시 우크라전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달갑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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