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퇴짜 놓은 간호법, 민주당이 다시 당론 채택…27개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재표결을 거쳐 폐기됐던 '간호법 제정안'(이하 간호법) 등을 당론으로 재추진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22대 국회 임기 시작 이후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과 결의안은 총 27개가 됐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국회 본청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간호법(강선우 의원 대표발의)과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지역사랑상품권법·박정현 의원 대표발의), '탄소중립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안'(탄소중립특별법·박지혜 의원 대표발의),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소상공인법·오세희 의원 대표발) 등 4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간호법은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직역 간 갈등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재표결 끝에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법안은 간호사 업무범위를 규정한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는 목적하에 간호사 등의 자격·업무범위·권리와 책무 등 내용을 담고 있다.
21대 국회 때 법안과 이번에 강선우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큰 틀에서 차이가 없다. 다만 간호사의 업무 범위 규정 부분에서 의료기사는 의료 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는 단서조항을 포함한 것 △간호정책 심의위원회 위원 추천 및 운영 관련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한 것 등 두 가지가 수정됐다.
지역사랑상품권법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대한 국고지원을 국가책무로 규정하는 게 골자이고, 탄소중립특별법에는 국내 수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탄소중립산업 육성에 필요한 재원조달 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소상공인법은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소상공인들의 전기·가스요금 지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당론 채택과 관련해) 의원들 사이에 특별히 이견은 없었고 질문이 좀 있었다. 반대는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당론 채택으로) 상임위원회에서 법안이 추진될 것이고, 현재 발의는 모두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의원총회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의혹 특별검사법안),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22개 법안과 1개 결의안(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철회 촉구)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지난 20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원내지도부의 원 구성 협상 관련 상황 공유도 이뤄졌다.
현재 상임위 18개 중 운영위·법사위 등 11개를 단독 선출한 야당은 나머지 7개 상임위도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여당은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자당에서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오다가 지난 19일 민주당에 두 위원장직을 1년씩 번갈아 맡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통령이 향후 1년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검토해볼 수 있다"며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거론하며 일축했다. 우 의장은 여야에 '이번 주말까지 원 구성 협상을 종료해달라'고 최종 통지한 상태다.
노 원내대변인은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이 최종 불발되면 나머지 상임위원장도 민주당이 선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가능성을 물으신다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미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과 관련해) 정해놓은 민주당 후보자는 있다"며 "언제든 본회의가 열리면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명단은 만들어놓은 상태다. 다만 남은 위원장 7석은 국민의힘 몫이라고 일단 보기 때문에 (협상이 최종 불발되거나 국민의힘이 명단을 내기 전에) 저희가 명단을 제출하는 것은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번 주말까지 원 구성 협상을 끝내달라고 최종 통지했는데 그 기한까지 국민의힘의 각성과 변화를 기다리겠지만, 그 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국민의힘도) 대화하고 협상하되 의견이 모이지 않으면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국회 운영하는 게 맞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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