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치 찍던 S&P500·나스닥 하락…엔비디아 3.5%↓[월스트리트in]

김상윤 2024. 6. 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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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둔화 신호에 S&P500, 5500선 찍었지만…
차익매물 쏟아지며 하락세 전환…“고점 논란”
카시카리 연은 총재 “인플레 2%, 1~2년 더 걸릴 것”
국제유가 3일째 상승…달러·엔 159선 근접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던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연이은 랠리에 따른 피로감이 작용하며 차익실현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주 위주의 랠리가 여전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보다 상승하려면 기술주 외에 다른 섹터로 상승세가 확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 둔화 시그널 이어졌지만…단기 급등 부담에 차익매물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7% 오른 3만9134.76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25% 떨어진 5473.17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79% 빠진 1만7721.5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장중 한 때 5500선을 넘어서긴 했지만, 장후반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고용시장이 계속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는 증시에 긍정적이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6월 9∼1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8000건을 기록했다. 한 주 전보다 5000건 감소하긴 했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5000건)을 소폭 웃돌았고,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월 2∼8일 주간 182만8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5건 늘었다. 뜨거웠던 미국의 노동시장 과열이 점차 식고 있다는 신호다. 이에 따라 S&P500지수는 장중 55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택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계절 조정 연율 기준 전월 대비 5.5% 감소한 127만7000채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138만채를 밑도는 수치다.

일련의 경기둔화 소식은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기술주 위주의 랠리 부담감에 증시는 일부 조정을 보였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은 “S&P 500과 나스닥의 강세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 과매수에 따른 부담 등으로 인해 증시가 하락 또는 조정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젠트러스트의 트레이딩 책임자인 네이선 코틀러는 “계절적으로 볼 때 지금은 거래양이 적은 시기이고, 매일매일 시장을 움직일 만한 요인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매파’ 카시카리 연은 총재 “인플레 2% 회복, 1~2년 더 걸릴 것”

연준 내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회복하려면 1~2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매키낙 아일랜드에서 열린 2024년 미시간 은행연합회 컨벤션 Q&A에서 “현재 미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더 나아가 연준이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 매우매우 알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만해도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고 느꼈지만, 올해 1분기 인플레이션 둔화에 진전이 없었던 점을 언급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국 경제가 여러모로 매우 어려운 커브볼을 계속 던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앞으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의 점도표가 금리 전망을 하는 위원들의 생각을 완전히 반영하지는 못하며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시장이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예측을 해야하는데, 몇개의 점으로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경제가) 불확실한지 전달할 수 없다”고 했다.

엔비디아 3.5% 급락…애플도 2.15% 하락

경제 약세 데이터에도 불구 카시카리 연은 총재 발언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국채금리는 소폭 올랐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7bp(1bp=0.01%포인트) 오른 4.254%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2.5bp 뛴 4.729%를 기록 중이다.

엔비디아는 장초반 3%가까이 오르다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3.54% 하락 마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 화요일 차지한 시가총액 1위자리도 다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MS는 이날 0.14% 하락했고, 애플도 2.15% 뚝 떨어졌다.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브로드컴은 3.77%, 테슬라도 1.78% 하락했다.

반면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의 주가는 이날 4.62% 급등했다. 월가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하반기 최고 추천주(Top pick)로 AMD를 꼽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파이퍼 샌들러가 이끄는 분석팀은 “최근 AMD 경영진으로부터 AI 가속기 MI300 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들었다면서 AI 칩 외에도 AMD의 서버·PC 사업이 성장할 수 있다”며 “주가가 이미 크게 상승한 엔비디아 등 컴퓨팅 분야의 동종 업체들보다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3일째 상승…달러·엔 159선 근접

국제유가는 3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나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0.60달러(0.74%) 오른 배럴당 82.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64달러(0.8%) 오른 배럴당 85.71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은 지난 14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254만 배럴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2주 연속 증가한 후 감소세로 전환했고, 월가 예상치인 210만배럴 감소보다 감소폭이 컸다.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8% 오른 105.65를 기록했다. 엔화는 급등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8% 오른 158.92를 기록하면서 159선에 다가가고 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런던 FTSE100지수는 0.82%, 독일 DAX지수는 1.03%, 프랑스 CAC40지수도 1.34%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 프랑스발 정치적 불확실성에 증시가 급락한 이후 다시 회복세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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