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동 세종상의 회장 “행정수도 세종, 이제는 경제도시로 성장해야”
“세종은 행정수도로 자리를 잡았지만, 경제도시로서는 아직 부족합니다.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오고, 전통적인 기업과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해야 합니다. 세종상공회의소가 이를 적극적으로 돕고자 합니다.”
김진동 세종상의 회장은 지난 20일 세종시 소담동 세종상공회의소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세종상의 제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소재·부품을 제조하는 레이크머티리얼즈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세종 내 기업 간, 정부 기관과 ‘소통’ 강조…지역 경제 발전 역할
김 회장은 우선 ‘소통’을 강조했다. 기업 간 소통 그리고 정부 기관과의 소통이다. 그는 “세종상의의 역할은 기업의 권익을 대변하고, 기업 성장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역할을 하기 위해선 세종시 내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 기관에 이를 정확하게 전달해 기업 애로사항을 해결해줘야 한다”고 했다.
소통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강조하는 전국 상공회의소의 역할이기도 하다. 소통의 대상은 국민은 물론 정부 그리고 노동계, 시민단체 등 지역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다. 최 회장은 “상공회의소는 소통을 통해 문제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세종상의는 전국 73개 상공회의소 중 가장 마지막인 2018년 출범했다.
김 회장은 정부와의 소통,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언급했다. 그는 “기업을 둘러싼 어떠한 문제에 대해 세종상의가 직접적인 해결은 할 수 없더라도 (정부 기관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면 다양한 기업의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기업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연결하고, 이들의 권익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 기업과 지역경제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책과 현안에 대해 세종상의 회원사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합니다.”
김 회장은 세종이 행정도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경제도시로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세종은 수도권과 남부지역을 연결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그리고 신도시, 행정수도라는 비즈니스적 메리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도시로서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어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은 지역경제가 움직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주체입니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의 종사자들이 지역에서 소비하며 경제가 움직이죠. 기존 기업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새로운 기업이 많이 이전해 올수록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세종시가 추진 중인 미래 자율주행차 특화도시는 기업 유치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세종시가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에 있어,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한 미래혁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세종에 자율주행 관련 능력 있는 스타트업이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빠른 의사결정과 투자 그리고 실행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며 “기업 성장의 속도가 중요한 것인데, 정부의 의도치 않은 규제로 인해 한국 기업의 강점인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행정 기관의 빠른 행정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 CEO…'매출 1200억’ 비결은 R&D
김 회장은 2010년 세종시 전의면에 레이크머티리얼즈를 설립, 현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용 전자재료, 석유화학 분야 유기금속화합물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177억원을 기록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연구개발(R&D)을 강조하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 덕분이다. 김 회장은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 카이스트(KAIST)에서 유기금속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연구원으로 10년간 일했다. 그가 R&D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현재 전체 직원 350명 중 25%가 연구원이다.
김 회장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남들이 하지 못하는 비즈니스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기술이 없는 기업은 금세 따라잡히고 그 시장은 레드오션이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이크머티리얼즈를 ‘글로벌 소재 리딩 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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