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후 外人 계좌 개설↑"

올 3월부터 계좌개설 건수 월 300~400건…지난해 월평균 등록건수 대비 2배

[금융위원회 제공]

그간 국내 시장 접근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IRC)가 폐지된 이후, 외국인 계좌 개설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이후(2023년 12월 15일~2024년 6월 12일) 외국인 계좌개설 실적을 점검한 결과, 법인식별부호(LEI·Legal Entity Identifier)와 개인 여권번호를 활용한 계좌개설 건수가 총 1432건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36개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법인 1216개, 개인 216개의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

금감원은 "올해 3월부터는 계좌개설 건수가 월 300~400건에 달하고 있다"며 "2023년도 IRC 발급건수가 월 평균 105건인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등록 절차 폐지가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1992년 도입돼 30여년간 유지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는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되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난해 12월 14일부터 폐지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는 별도의 금융감독원 사전등록 절차 없이 LEI와 여권번호 등을 식별수단으로 금융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국내 상장증권 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폐지 이후에도 외국인 투자자 및 상임대리인 등을 통해 시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 이 과정에서 제기된 일부 불편사항에 대해서도 유관기관과 함께 보완 방안을 마련해 시행했다.

전국은행연합회는 금융실명거래 업무해설을 개정하여, 해당 국가의 법령상 등록 의무가 없는 사모펀드 등 '등록 당국의 발급 서류'를 제출하기 어려운 법인은 해당국 정부가 발급한 다른 서류등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외국 법인이 대리인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때 위임장의 공증에 대해 과도한 수준의 확인을 요구하는 관행도 개선키로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이후 계좌 개설이 편리해짐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계좌 개설이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데 기여한 요인 중 하나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