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잘나가도… 고물가·고금리에 골칫덩이된 카드사 車 리스업

IT조선 전대현 기자 2024. 6.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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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였던 리스 사업이 고금리·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카드사 리스업에서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자동차 운용리스 수요가 많아졌는데, 특히 중고차 시장쪽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는 캐피탈사에 비해 중고 플랫폼 등이 미비해 리스업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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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삼성카드, 두 자릿수대 감소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였던 리스 사업이 고금리·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높아진 금리로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신차 가격마저 높아지고 있어서다. 경쟁 상대인 캐피탈사와의 기싸움에서도 밀리는 분위기다.

국내 카드사들의 리스 취급액이 감소했다 / DALL·E

리스는 고가의 가전제품, 자동차 등을 사거나 빌리는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사업이다. 특히 카드사 리스업에서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스업을 운용하는 전업 카드사 4곳(신한·삼성·KB국민·우리카드)의 1분기 리스 취급액은 3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334억원) 대비 874억원 줄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지난해 1분기 2820억원에서 올 1분기 2505억원으로 300억원 넘게 줄었고, 우리카드는 전년대비 반토막 난 370억원에 그쳤다. 삼성카드 682억원에서 560억원으로 KB국민카드는 46억원에서 2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4개 카드사 리스 취급액 / IT조선

카드사 리스 취급액은 지난 2022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6년 1조원에도 못미치던 것이 2022년 3조1426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다 지난해 1조8956억원으로 급감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내리 줄고 있다.

무엇보다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사업 축소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적금과 같은 수신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채권을 발행하면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이자비용 부담이 커졌다.

자금조달 이슈라면 캐피탈사도 마찬가지. 이 둘의 운명을 가른 건 영업력이다. 실제로 대형 캐피탈사들은 KB차차차와 같은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영업력을 갖추고 사업을 키워 나가고 있다. 자동차 금융 최강자로 손꼽히는 현대캐피탈의 지난해 리스 수익은 2조1854억원으로 카드사 전체 리스 수익 7671억원의 3배에 달한다.

여기에 신차 가격 상승도 무시못할 이유다. 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국내 기준 2019년 3774만원에서 올해 1분기 5319만원으로 상승했다. 5년 사이 40.9% 올랐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내수 점유율은 73.4%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현대차그룹의 내수 점유율이 90%를 초과하기도 했다.

국내는 상대적으로 차량 가액이 높은 레저용차량(RV)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에 대한 국내 수요가 높다. 리스업을 운용하기 위한 영업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카드사 매입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자동차 운용리스 수요가 많아졌는데, 특히 중고차 시장쪽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는 캐피탈사에 비해 중고 플랫폼 등이 미비해 리스업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IT조선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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