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자외선 가장 강한 계절, 햇빛알레르기·피부암 주의하세요

이정민 기자 2024. 6.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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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야외활동 건강관리
초여름 가장 강한 자외선···각별한 유의 필요
자외선 A, B가 피부 자극해 햇볕 알레르기
피부암 환자 매년 증가··· 조기 진단 중요
피부암 자가 진단 ‘ABCDE 법칙’ 기억해야
2시간마다 차단제 바르고 모자·양산 필수
[서울경제]

1년 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계절이다. 자외선 지수가 한여름에 가장 높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초여름인 5~6월에 가장 높다. 자외선은 단시간이라도 노출되면 일광 화상, 그을림, 햇빛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장시간 노출됐을 때는 피부 세포와 섬유 조직, 혈관에 퇴행성 변화가 생겨 피부가 빨리 늙을 수 있고 피부암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 시기에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노년기에 피부암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자외선 노출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햇빛 알레르기다. 자외선 A(파장 315~400㎚ 영역), 자외선 B(파장 280~320㎚ 영역)가 피부를 자극해 발생한다. 강한 자외선이 표피와 진피층을 투과해 표피 바로 아래 있는 면역세포를 자극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벌겋게 달아오르고 가렵다. 증상은 발진, 홍조, 물집, 가려움증, 찌르는 듯한 따가운 감각 등 다양하다. 햇빛에 노출된 후 몇 분에서 몇 시간 이내 증상이 나타나는데 피부가 예민하거나 평소에 알레르기성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증세는 햇빛을 피하면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일반 알레르기처럼 항히스타민제 등을 섭취하거나 스테로이드성 연고를 발라야 한다. 다만 스테로이드성 연고를 너무 자주 바르면 피부를 보호해주는 장벽의 기능이 약해져 증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고 내성이 생겨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자외선 노출은 피부암의 주원인이다. 자외선 A, B가 피부 내 DNA를 손상시키고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발생시킨다. 피부암은 수명이 길어지고 자외선 누적량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최근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피부암 환자는 매년 증가세로 2018년 2만 3605명에서 2022년에는 3만 1661명으로 늘었다. 특히 국내 피부암 환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노화로 피부가 약해져 있어 자외선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피부암은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 등이 있다. 기저세포암은 가장 흔한 피부암으로 눈·코·입 주위에 많이 생긴다. 기저세포암은 점이랑 가장 많이 헷갈릴 수 있는 암으로 점과 달리 푸른빛이나 잿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편평세포암은 피부 각질을 만드는 세포에서 발생하며 얼굴·목에서 많이 생긴다. 각질이 많이 생기거나 혹이나 사마귀처럼 보일 때가 많다.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이되면서 생기는데 뇌와 척수로 전이될 수 있어 위험하다. 흑색종은 전체 피부암 중 5% 밖에 안되지만 발병시 사망률이 75%에 이르는 치명적인 암이다. 주로 손발에 나타난다.

피부암은 눈에 잘 띄는 곳에 생기지만 점·검버섯·궤양 등과 비슷해 뒤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저세포암이 심해지면 흑색종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은 병변만 제거하면 깨끗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흑색종은 주변에 전이된 림프절을 떼어낸 뒤 항암·방사선·면역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조기에 진단하려면 Asymmetry(비대칭)·Border(경계부)·Color(색깔)·Diameter(지름)·Evolution(진화) 등 이른바 ‘ABCDE 룰’을 기억해야 한다. 우선 점을 절반으로 갈랐을 때 양쪽 모양이 많이 다르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점과 달리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면 피부암일 가능성이 높다. 색깔이 균일하지 않고 여러 색이 섞여 있는지도 봐야 한다. 점의 크기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지름 6㎜ 이상이 되면 피부암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점이 점점 커지거나 튀어나오는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5가지 기준에 해당한다면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부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여름철 피부질환을 예방하려면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반복해서 발라야 한다. 선크림에 표시된 자외선 차단 수치는 많은 양을 발랐을 때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2~3시간마다 충분히 덧바르는 게 중요하다. 장기간 노출 시 긴팔이나 모자를 챙기는 게 좋다. 야외 활동 이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보습 화장품을 사용해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피부가 화끈거린다면 팩이나 냉찜질을 통해 열을 식히는 것이 중요하다.

양산도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다. 다만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양산의 색을 신경 써야 한다. 색에 따라 햇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햇빛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색은 검은색이고 가장 많이 반사하는 색은 흰색이다. 따라서 양산 바깥쪽은 흰색 계열, 양산 안쪽은 검은색 계열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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