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비열한 토트넘, '피해자'에게 해결 강요했다…'악례'도 남겼다, "팀 동료 사이 인종차별 문 열어"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정말 최악으로 비열한 구단이다. 토트넘이 그렇다.
최근 논란이 된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 토트넘의 대처 방법은 비열함 그 자체였다. 벤탄쿠르의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이 처음 나왔을 때, 토트넘이 앞장서서 사건을 해결했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지속되지 않았다. 벤탄쿠르 발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면, 거기서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토트넘의 선택은 침묵이었다. 뒤로 숨었다. 벤탄쿠르의 성의 없는, 손흥민 이름 철자가 틀린,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사과문만 나왔다. 그러자 영국 언론, 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분노는 아시아 전체로 퍼졌다. 토트넘이 미리 제대로 된 대처를 했다면 차별금지 시민단체 '킥잇아웃(Kick it out)'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 단체는 벤탄쿠르의 발언이 동아시아 및 더 넓은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토트넘의 비열한 짓 중 가장 비열한 건, 인종차별을 받은 '피해자'에게 사건 해결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구단이 침묵하니, 침묵이 길어지면 논란이 더욱 커지니, 누구라도 나서 사건을 진정시켜야 했다. 피해자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았고, 용서했다. 그제서야 토트넘이 등장했다. 교육을 한단다.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납할 수 없단다. 손흥민을 지지한단다. 사실상 손흥민에게 사건 해결을 강요한 것과 다름 없다.
비열함의 극치다. 사건을 방치해 놓고 손흥민이 나서니 그때서야 빨대를 꽂았다. 손흥민은 인종차별 피해자다. 그러나 손흥민은 토트넘의 일원이고 토트넘의 주장이다. 손흥민의 입장이 가장 난처해졌다.
손흥민이 이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벤탄쿠르를 지탄하거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팀을 망치는 일이다. 이런 일을 스스로 주장이 나서서 할 수는 없다. 손흥민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라고 해도, 팀 동료를 상대로 비난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토트넘이 먼저 나섰어야 한다. 구단은 그럴 수 있다. 잘못된 행동을 한 선수에게 비판을 하고, 징계를 줄 수 있다. 마냥 선수를 감싸라고 구단이 있는 게 아니다. 구단의 발전을 위해 잘못된 것은 강경하게 처리를 하고 가는 제 구단의 역할이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을 한 축구 팬에게는 세상 강경했으면서, 팀 선수에게는 세상 부드럽다.
토트넘이 처음부터 제대로 된 대처와 징계를 내렸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토트넘은 왜 가해자만 보호하고, 피해자는 보호하지 않는가.
그리고 토트넘은 '악례'를 남겼다. 팀 동료에게 인종차별을 한 선수를 감쌌다. 이제 토트넘 구단 내에서 인종차별을 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이다. 재발 방지의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고 지나갔다. 이런 사건이 재발한다면? 징계를 피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이 있다. 벤탄쿠르는 그냥 넘어 갔는데 왜 나한테만 그러느냐. 이렇게 주장하면 할 말이 없다.
토트넘은 많은 인종의 선수들이 함께 뛰는 팀이다. 농담이면 인종차별해도 되는가? 악의가 없으면 인종차별을 해도 되는가? 토트넘에서는 된다. 토트넘이 그렇게 허락했다. 인종차별을 하고, 사과하고, 피해자가 용서하면 없던 일이 된다. 토트넘이 그럴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동네 친구들이 사적으로 한 게 아니지 않나. 사적으로 그렇게 해서도 안 되지만 이 사건은 방송을 통해 시작됐고, 전 세계가 모두 알고 있고, 인종차별이라는 가장 민감한 문제에 관한 것이다. 사회 문제로 퍼졌다. 이런 사건을 토트넘은 뒤에서 관람하며, 그들만의 아름다운 화해를 연출하며 흐지부지 넘겼다. 이제 토트넘은 다시 앞으로 나와 아시아 투어 흥행을 위해 뛸 것이다. 돈을 벌 차례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미러'는 손흥민의 발언과 토트넘의 공식 입장을 보도했다. 사건이 해결됐음을 알렸다. 그러면서 이런 지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탄쿠르의 발언은 아시아 전체와 많은 이들에게 불쾌감을 줬다."
이건 어떻게 해결을 할 텐가. 그들만의 아름다운 화해 연출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토트넘이 끝까지 비열하게 남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인종차별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아시아로 오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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