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논란 '광장시장' 떡볶이…저울에 달아봤다[출동!인턴]

이혜수 인턴 기자 2024. 6. 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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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먹거리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광장시장의 먹거리 물가를 체감해 보기 위해 기자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인근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의 떡볶이를 비교해 봤다.

광장시장 측은 바가지 논란 이후 먹거리에 정량표시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시장에선 정량표시를 한 곳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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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떡볶이 남대문·동대문 시장과 비교
광장 1g당 14.9원…동대문 6.8원·남대문 9.3원
정량표시도 남대문시장엔 있지만 광장엔 없어


광장시장과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의 떡볶이의 중량을 비교했다. 2024.06.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작년 말 먹거리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반 년이 지난 지금, 시장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까.

지난 19일 오전 10시 30분께 찾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먹자골목은 평일 아침 시간임에도 음식을 먹으러 온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섭씨 35도의 날씨인 데다 시장 골목 중심은 통풍이 잘되지 않는 다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시장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래서일까. 바가지 요금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았음에도 바뀐 게 별로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부산에서 여행을 왔다는 김진환(28세)씨는 "떡볶이가 양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것 같다"며 "관광지여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부산의 물가와 비교할 때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광장시장의 먹거리 물가를 체감해 보기 위해 기자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인근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의 떡볶이를 비교해 봤다.

먼저 광장시장에서 산 1인분에 3000원짜리 A 떡볶이의 무게는 202g(그릇 무게 제외). 어묵이나 파 같은 부수 재료 없이 떡만 6개가 들어있었다.

동대문시장에서 산 1인분에 4000원짜리 B 떡볶이의 무게는 586g. 이 떡볶이에는 어묵과 파, 깻잎이 함께 들어있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산 1인분 4000원 C 떡볶이는 430g이었다. 여기엔 어묵이 2~3개 있었고, 당근도 곁들여져 있었다.

1g당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광장시장에서 구매한 떡볶이는 1g당 14.85원. 동대문시장에서 구매한 떡볶이와 남대문시장 떡볶이는 1g당 각각 6.82원, 9.30원이었다.

광장시장 떡볶이 가격이 다른 시장과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광장시장 먹거리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반응하는 이유다.

광장시장과 남대문시장 차림표를 비교해보니 광장시장엔 정량 표기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 2024.06.20.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또 있다. 광장시장 측은 바가지 논란 이후 먹거리에 정량표시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시장에선 정량표시를 한 곳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남대문시장에서 정량을 표시한 식당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광장시장은 이런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 사대문 내 중심부에서 전통 시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에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어 '서울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매긴(17)은 "한국 역사를 공부하고 있어서 한국 전통 시장을 체험하기 위해 광장시장을 찾았다"며 "다양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한 바가지 씌우기 행태가 계속될 경우 광장시장의 이미지 추락과 이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광장시장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수정(23세)씨는 "해외 여행을 갔을 때 바가지를 쓰면 그 도시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가질 수 없다"며 "광장시장을 찾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 14일 광장시장을 찾아 바가지요금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인식 개선과 자정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광장시장은 외국인들이 들렀다 가는 대한민국 대표 선수가 됐으니 적당히 장사하는 곳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며 "어려움은 있겠지만 친절, 가격 대비 양 같은 불협화음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10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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