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물량에서 난다"…SK·삼성 HBM 증설 경쟁, 마이크론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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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잡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범용 D램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HBM 출하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시장은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양강 구도로 형성돼 있지만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가 공격적인 증설을 시작하면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내년 HBM 시장 점유율을 20% 중반대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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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양강구도, 3강으로 재편 가능성…SK·삼성도 HBM 캐파 확대 나서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급성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잡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범용 D램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HBM 출하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시장은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양강 구도로 형성돼 있지만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가 공격적인 증설을 시작하면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HBM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해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HBM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2018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현지에 두 번째 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마이크론은 대만 타이중 공장 증설과 미국 생산라인 구축도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에도 HBM 생산라인을 갖추면 출하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닛케이아시아의 보도에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마이크론은 내년 HBM 시장 점유율을 20% 중반대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은 9%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53%, 35%의 점유율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국내 기업 대비 생산량이 적지만 공격적인 설비투자로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자국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미 정부가 마이크론의 뒷배가 돼주고 있다는 점도 위협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마이크론은 현재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 1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HBM3E(5세대)를 납품하고 있다. 현재 양강 구도인 HBM 시장이 내년부터 3강 구도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 역시 HBM에 있어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기 때문에 주요 빅테크에 물량을 공급하는 데 있어서도 이점이 있다.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면 위협적인 경쟁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더 많은 HBM이 탑재되는 AI 칩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HBM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수요 증가율이 200%에 육박하고, 내년에도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는 설비 증설은 물론 기존 범용 D램 생산라인을 HBM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출하량을 늘리는 모습이다. 수익성이 높은 HBM 시장을 잡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은 뒤 미세한 구멍을 뚫고 연결해 만든다. 고난도의 패키징 공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수율이 50~60% 수준에 불과하고 웨이퍼 투입량도 일반 D램보다 60% 많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 증설과 생산라인 조정을 통해 HBM 출하량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온양의 패키징 공장도 증설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년에도 물량을 최소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충북 청주에 건설할 신규 공장인 'M15X'를 HBM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생산라인 확충에 나서고 있다. 공장 건설에 약 5조 3000억 원을 투입한다.
또 청주 M15 인근에 패키징 공정인 실리콘관통전극(TSV) 라인도 증설 중이다. TSV는 D램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수직으로 연결하는 공정이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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