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에 드리운 ‘문화혁명’의 기억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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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에게 문화혁명은 무엇이었나.
문혁은 중국인들에게 신뢰의 위기를 남겼고, 정치참여를 위험하고 거리를 두어야 할 것으로 여기는 탈정치화의 근원이 되었다.
중국이 공산당의 어두운 역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역사 허무주의'로 비판하면서 문혁에 대한 제대로 된 기억과 반성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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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장례
문화대혁명 이후의 나날들
타냐 브레니건 지음, 박민희 옮김 l 마르코폴로 l 2만5000원
중국인들에게 문화혁명은 무엇이었나. 왜 5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문혁을 소환하는가. ‘기억의 장례’의 지은이 타냐 브레니건은 “문화대혁명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마치 제국 없는 영국, 남북전쟁 없는 미국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특히, 시진핑 시대 중국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문혁은 여전히 핵심적인 키워드이다. 시진핑 주석과 현재 중국 지도부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문혁 시기에 성장기를 보냈고, 그 시기에 세계관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문화혁명은 중국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고, 반드시 변화시켜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던 점에서 마오주의의 정점을 의미했다. 하지만 문혁을 통해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손실과 폭력으로 상처를 입었다. 문혁은 중국인들에게 신뢰의 위기를 남겼고, 정치참여를 위험하고 거리를 두어야 할 것으로 여기는 탈정치화의 근원이 되었다. 중국이 공산당의 어두운 역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역사 허무주의’로 비판하면서 문혁에 대한 제대로 된 기억과 반성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권력의 목적에 맞게 역사와 기억은 재조립되며 망각이 강요된다.
2008~2016년까지 ‘가디언’ 중국 특파원으로서 중국에서 만난 인물들을 취재한 타냐 브레니건은 이 책에서 혼란의 시기를 살아온 개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도 문혁은 중국 정치, 사회,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진행 중이고, 그것이 중국의 현재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언론사 중국 특파원으로서 지은이와 비슷한 시기 베이징에서 취재했고, 오랫동안 중국과 국제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옮긴이의 번역이 읽는 맛을 더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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