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서진이의 하굣길
한겨레 2024. 6. 21. 05:05
어디까지 왔어?
저요? 지금 나뭇잎까지 왔어요
나뭇잎은 너무 많잖아
아니요, 그런 나뭇잎 말고 제가 있는 나뭇잎이요
이제 어디까지 왔어?
벽돌까지 왔어요
벽돌은 너무 많잖아
아니요, 그런 벽돌 말고 중학생 닮은 벽돌이요
벽돌 어디가 중학생을 닮았을까?
이제 꽃 있는 데까지 왔어요
꽃이 피었구나?
네, 꽃이 피었어요
너무 많은 세상에서
단지 집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가 엘리베이터 앞이라고 할 때까지 묻는다
어디까지 왔어?
묻는 동안 아이는 떠나지 않는다
이소연의 시집 ‘콜리플라워’(창비시선 503)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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