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기술철학... 그저 '가이드라인'일까, 지도자-선수 개성 누르는 '절대지침'될까

김성수 기자 2024. 6.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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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의 기술철학을 발표하는 자리에 많은 물음표가 남았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내세운 한국 축구의 게임 모델은 실전에 적용해 지켜봐야 그 본질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축협의 이러한 게임모델과 같은 방향성을 가진 지도자들을 각 연령별 대표팀에 선임할 것이며, 감독에게서 새롭게 배울 점을 수용할 생각도 있지만 방향성에 맞지 않는 지도자들은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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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회관=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축구의 기술철학을 발표하는 자리에 많은 물음표가 남았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내세운 한국 축구의 게임 모델은 실전에 적용해 지켜봐야 그 본질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KFA

대한축구협회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민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담은 한국축구 기술철학 발표회를 열었다.

김지훈 축구인재육성팀장이 '한국축구 기술철학'에 대해 발표하고, 이임생 기술이사가 기술철학 가운데 게임의 주요원칙과 세부원칙으로 구성된 'KFA 게임모델'을 설명했다. 또한 조준헌 국가대표운영팀장은 대표팀 경쟁력 강화전략의 일환인 연령별 대표팀 목표설정과 운영방안을 브리핑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각 위치별 압박과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주도적인 축구 등을 언급하며 한국 축구의 게임 모델을 설명해나갔다. 그러면서도 상대적 강팀을 상대로 무리한 압박을 고집하는 것에는 본인 역시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이사는 또한 유소년 선수들이 성인 레벨로 가기 전, 다양한 방식의 빌드업과 압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협의 이러한 게임모델과 같은 방향성을 가진 지도자들을 각 연령별 대표팀에 선임할 것이며, 감독에게서 새롭게 배울 점을 수용할 생각도 있지만 방향성에 맞지 않는 지도자들은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물론 축협은 유소년 선수들이 경험을 넓히고 주도적인 축구를 하도록 도우려고 모델을 만들었을 것이다. 모델과 유사한 스타일의 감독들을 선임해 각 연령별 지도자의 개성에 따른 선수들의 혼란을 줄이고, 대표팀 철학에 맞게 선수들의 매끄러운 성장을 도모하는 것.

ⓒKFA

하지만 성장하는 선수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이 과정은 역설적으로 '획일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아무리 모델의 방향성과 유사한 사령탑을 각 연령별로 앉힌다고 해도, 감독도 사람이기에 천차만별의 스타일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감독이 팀을 운영하고 경기를 치르다보며 생기는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나름의 창의적이고 변칙적인 방법을 꺼내들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이 방향성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을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축협이 말하는 방향성의 범위가 어디까지일지는 감독을 선임하고 실전에 부딪쳐 봐야 제대로 드러날 것이다.

최악의 경우가 반드시 일어난다는 보장은 물론 없지만, 그저 '가이드라인'으로 설정한 모델과 그에 더해진 축협 측의 요구가 감독의 권한에 대한 간섭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아주 없다고 보기 힘들다. 축협이 향후 데려올 감독들의 융통성을 어디까지 허용하느냐에 따라, '모델 생성 목적에 부합하는 대표팀 시스템을 구축하느냐, 그저 말 잘 듣는 감독을 데려와 부리느냐'로 갈릴 수도 있다.

또한 대표팀의 축구 스타일이 하나로 굳어지며 '한국 축구는 이렇구나'라고 상대팀에게 간파당할 가능성 역시 고려해야 한다. 만약 그런 경우가 발생한다면, 어린 선수들이 오히려 '주도적이기만한 스타일'로의 획일화로 빠질 수도 있다. 후보군으로 들어올 지도자들의 연령별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선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이제 기술 철학을 정립했기에, 이 모델이 실전에 어떻게 적용되고 뻗어나가는지를 우선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아직 물음표로 남아 있는 부분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 역시 축협의 머지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KFA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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