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충 발생 숨긴 방역당국에 토마토 피해 책임 크다

경기일보 2024. 6.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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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던 게 사실로 확인되는 듯하다.

이 농가에서는 이미 피해를 입은 토마토 10t이 폐기까지 됐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이 토마토뿔나방 피해를 확인했다.

올 토마토농사 피해에 아주 큰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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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뿔나방의 피해를 입은 친환경 토마토의 모습. 경기일보DB

 

설마 했던 게 사실로 확인되는 듯하다. 검역 당국이 보여준 직무 유기 행태다. 외래 해충 방역의 관건은 정보 전달에 있다. 특히 농사를 시작하는 단계에서의 정보가 중요하다. 대개 유입 초기에는 마땅한 방제책이 없다. 이 경우 농가는 파종 유무 등을 초기에 결정해야 한다. 토마토뿔나방 해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마땅한 방제법은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농가가 파종 여부를 선택할 기회라도 줬어야 했다. 이 역할이 제때 없었던 것 같다.

검역본부가 밝힌 토마토뿔나방 국내 발견은 올 3월이다. 부산과 경남, 전북 등 일부 농가에서 발견됐다고 했다. 이후 4월 제주도, 5월 말 청주 등에서 발견이 이어졌다. 경기도에서는 공식 발표 여부가 애매하다. 이보다는 농가단체의 역할이 컸다.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가 지난 4월 자체 조사를 했다. 도내 66곳의 친환경 토마토 농가를 대상으로 했다. 이 중 26곳의 친환경 토마토 농가에서 발견됐다. 광주·김포·용인·파주·평택·화성지역이다.

그 즈음 실제 발생은 지난해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첫 발견이 3월이라는 검역 당국의 발표를 훨씬 앞서는 것이다. 그리고 이 주장이 사실로 밝혀졌다. (사)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가 밝힌 실상은 이렇다. 지난해 6월 파주시 농가에서 토마토뿔나방이 발견됐다. 비슷한 시기 파주시 다른 농가 세 곳에서도 피해가 생겼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김포시에서도 발견됐다. 이 농가에서는 이미 피해를 입은 토마토 10t이 폐기까지 됐다는 것이다.

당시 파주 피해 농가에는 검역 당국 관계자들도 다녀갔다. 신종 외래 병해충이라는 사실을 확인까지 했다. 하지만 공식 발표는 없었다. 더 어이 없는 것은 당시 방역당국의 처신이다. 올 2월에도 한 농가가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관계자들이 토마토뿔나방 피해를 확인했다. 하지만 황당한 요청을 했다. “해외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니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토마토 수출 보호한다면서 토마토 생산 자체를 초토화시킨 셈이다.

새로운 병해충은 늘 발생한다. 외래 해충의 유입도 막을 수 없다. 방역 당국이 해야 할 건 두 가지다. 방제법을 신속히 개발하는 게 첫째다. 이게 안 된다면 파종 단계부터 농민의 주의를 촉구해야 한다. 농민에게 파종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이다. 토마토뿔나방 사태에서는 이 두 가지 모두 없었다. 방제법도 개발하지 못했고, 정보 전파도 신속하지 못했다. 올 토마토농사 피해에 아주 큰 원인이다. 농민 피해를 보상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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