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與 당권 경쟁 가세…확대된 '반한 전선'

신진환 2024. 6. 2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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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지원받는 '한동훈 대항마' 원희룡·나경원 꼽혀
일각서 '한동훈 대세론'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친윤'의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당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상현 의원은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고, 나경원 의원은 막판 고심하고 있다. 당권 경쟁이 4자 구도로 짜이는 양상인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의 '대세론'을 흔들 '반한 전선'이 확대된 모양새다.

당권에 가장 근접했다고 평가받는 한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지난 4·10 총선 참패 이후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이어온 잠행을 깨고 다시 한번 정치 전면에 나설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캠프를 마련했으며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내각에서 윤석열 정부에 힘을 보탰던 원 전 장관이 20일 전격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전 위원장을 대적할 인물로 원 전 장관을 내세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장고 중인 나 의원이 특정 계파에 거리를 뒀다는 점에서 '친윤' 선명성은 원 전 장관보다 상대적으로 옅다는 시각이 있다. 나 의원은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라면서 특정 계파에 줄을 서거나 편승하는 정치는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 의원은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 당이 주인도 없고 역사도 없고 뿌리도 없으면 누가 와서 이 당을 이용만 하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반윤' 색채를 강화한 측면과 한 전 위원장이 '1강'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친윤계가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을 동시에 지원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당권을 거머쥘 유력 인사로 꼽힌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빌딩에 마련 중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선거캠프 앞에 한 전 위원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인 모습. /박헌우 기자

당내에선 친윤의 표심이 분산될 가능성과 함께 당권 경쟁의 양상과 흐름을 지켜보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강하게 밀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친윤계가 한 전 위원장의 1차 과반 득표를 저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세를 모아 승부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인데, 원 전 장관의 깜짝 등판 자체가 당권 구도를 한층 복잡하게 했다는 점에서 힘을 얻는 듯한 분위기다.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로만 봤을 때 원 전 장관이 가깝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원 전 장관은 김건희 여사 가족의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한편 지난 총선에서도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붙는 등 당과 정부를 위한 기여도가 높은 반면, 나 의원은 지난 전대 출마 여부를 두고 '용산'과 각을 세웠다는 이유에서다.

총선 패배를 계기로 갈등설이 제기됐던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보겠다"며 당대표 출마의 결심을 밝혔고 윤 대통령은 격려의 말씀을 했다고 한 전 위원장 측은 밝혔다. 대세론을 굳히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까지는 한 전 위원장의 대세론을 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많은 당원의 지지를 받는 한 전 위원장이 유력해 보인다"며 "친윤계의 힘과 응집력이 약화한 데다 총선도 끝나 차기 당대표직은 공천권이 걸려 있지도 않다. 용산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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