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루마니아 총리에 “부산-콘스탄차-다뉴브강 연결 새 황금삼각형 구축해 EU 진출” 제안

정충신 기자 2024. 6. 2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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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루마니아 국방장관 회담서 1조 3천억원대 K9 자주포 수출 결정
치올라쿠 총리 “무기 국산화 등 국방·원전 분야 발전 기대”
신원식(왼쪽) 국방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후 이온-마르첼 치올라쿠(오른쪽) 루마니아 총리를 예방한 뒤 악수하고 있다. 치올라쿠 총리는 높은 지지율로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지난 19일 오후(현지 시간) 이온-마르첼 치올라쿠 루마니아 총리를 예방,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부산-콘스탄차- 다뉴브강을 연결하는 ‘새로운 황금 삼각형(New Golden Triangle)’을 구축해 양국이 유럽지역으로 함께 진출하자"고 제안해 큰 호응을 얻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 장관은 치올라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4월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원전, 방산, 인프라 등 세 가지 전략적 협력분야를 결정한 것을 언급하며, 루마니아가 한국의 K9 자주포를 최종 결정하면서 국방·방산분야 협력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됐다며 루마니아 정부의 결정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앞서 19일 오전 열린 한·루마니아 국방장관 회담에서 루마니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금액은 9억2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로 루마니아의 최근 7년간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치올라쿠 총리는" K9 자주포 도입을 계기로 한국과의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 특히 무기 국산화를 통한 현지 생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과 원전은 양국 전략적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중요 프로젝트"라며 "국방분야는 연구개발(R&D)이 중요하고,루마니아의 해상경로 조약가입으로 부산과 콘스탄차 항만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콘스탄차 항구 를 통해 유럽연합(EU)으로 가는 루트가 한국 물류에 있어 최적의 루트"라며 "안보측면에서도 중요한 항구로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신 장관은 "무기 국산화는 곧 강한 군대와 산업 발전으로 직결된다"며 "한국도 과거 자주국방을 위해 노력한 덕분에 오늘의 K-방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신 장관은 한국은 무기체계 기술이전에 매우 적극적이라고 밝히고,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은 루마니아에게 도움이 되는 한편 한국에게도 세계 방산시장 진출의 기회가 된다"면서 "양국의 합작품을 가지고 세계로 진출하는 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치올라쿠 총리는 흑해 연안의 콘스탄차 항구 개발계획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부산항과 루마니아의 콘스탄차항이 동서양을 잇는 물류 허브(hub)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신 장관은 "루마니아가 미국, 나토, EU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황금 삼각형(Golden Triangle)이라고 부르며 외교·안보정책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부산-콘스탄차- 다뉴브강을 연결하는 ‘새로운 황금 삼각형(New Golden Triangle)’을 구축해 양국이 유럽지역으로 함께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치올라쿠 총리는 이에 "매우 좋은 생각"이라며 큰 공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지난해 5월 12일 부산항만공사는 루마니아 콘스탄차항만공사와 항만물류 분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루마니아는 다뉴브강 운하의 종착지에 있어 유럽 내 물류 흐름상 지리적으로 중요하다. 콘스탄차항은 중·동부 유럽과 흑해 연안을 연결하는 최대 무역항으로, 벌크, 컨테이너 등 다양한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항만에서 처리되던 1억4000t의 화물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콘스탄차항으로 옮겨와 그 역할이 더욱 커졌다.

치올라쿠 총리는 회담 직후 총리실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양국 간 부문별 협력 심화 방향을 제시한 고위급 대화를 통해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루마니아 군의 현대화 과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방 분야는 양국 협력의 중요한 기등으로 이번에 첫 협정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협정은 양국 국방 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라며 " 군사 교육, 합동 인력 훈련, 군사 의학, 연구 개발, 방위 산업 등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안젤 틀버르 루마니아 국방장관과 함께 양국 정상회담 후속조치 방안에 대해 건설적 논의를 나누었다"며 "총리님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에 치올라쿠 총리는 지난 4월 체결한 "양국 간의 국방협력협정을 기반으로 해 전략적 차원의 협력 성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나가자"고 화답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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