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膽力 테스트

이홍렬 기자 2024. 6. 2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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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4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원성진 九단 / 黑 셰얼하오 九단

<제9보>(114~124)=”바둑은 모양이 좋아야 합니다.” 한국 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9단이 팬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하던 말이다. 돌들이 효율적으로 배치돼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상태가 ‘좋은 모양’이다. 모양이 좋아야 공수(攻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흑이 ▲로 헤딩한 수는 전형적인 ‘나쁜 모양’이다. 전황 악화로 모양이 무너지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초강수다.

그 와중에 백은 118로 상대의 담력(膽力)을 테스트한다. 참고도를 보자. 흑 1로 우중앙을 점령하고 대가로 좌중앙을 내줄 배짱이 있느냐고 묻고 있다. 이 변화는 누가 이득일까. 일단 2, 4가 크고 10, 12의 뒷맛이 짭짤한 데다 마지막 14, 16의 맥점으로 하중앙마저 무너져 흑이 견딜 수 없다. 셰얼하오도 이를 확인하고 119로 물러섰다.

원성진은 여유 있는 손길로 120에 내려선다. 퇴로가 끊기는 일이 있어도 자체로 독립해 살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122는 당연한 보강. 이 수로 123에 두면 ‘가’에 절단당해 위험해진다. 물론 형세도 역전된다. 124는 백 대마 삶의 생명줄. 하지만 흑 ‘나’로 차단되면 아직 완생 형태는 아니다. 이 전투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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